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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사 - 거미는 움직이지 않는다
최윤석 지음 / 팩토리나인 / 2026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리고 눈에 새기듯, 마지막까지 강민의 모습을 바라봤다. / p.151
그냥 싫어하는 안티보다 한때는 좋아했다가 증오로 돌아선 안티가 더 무섭다. 아이돌 덕질을 했을 때부터 주변인들로부터 늘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다. 실제로 팬이었지만 어떤 일을 계기로 안티로 돌아선 이들을 보기도 했다. 아직까지 누군가를 그렇게 미워한 적이 없는 사람으로서 의아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간다. 많이 아는 만큼 단점도 더 크게 보이게 되는 법이다.
이 책은 최윤석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줄거리에 가장 큰 흥미가 생겼다. 팬이었던 한 남자가 복수하는 이야기. SNS 지인들에게도 호평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읽기 전에 검색해 보니 전작 <달의 아이>를 접했다. 언급한 작품은 판타지 느낌이 강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아예 다른 스릴러 장르여서 더욱 큰 기대가 되었다. 더운 여름을 이겨내 줄 스토리를 기대하면서 페이지를 넘겼다.
소설의 주인공은 아내와 이혼하고 혼자 아들을 키우고 있는 싱글 대디인 천명관이다. 축구 선수를 꿈꾸었지만 불운의 사고로 보험 처리 업무를 맡고 있는데 축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특히, 서울 FC에서 뛰는 최강민 선수의 광팬이다. 우연히 최강민 선수를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최강민은 팬심을 무기로 명관에게 점점 큰 부탁을 했고, 자신의 잘못을 넘긴다. 명관은 강민을 향한 복수를 위해 칼날을 간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술술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빠른 속도감이 가장 크게 체감되었다. 잠시 손을 내려놓을 틈이 없이 독자에게 긴장감을 선사한다. 흐름 또한 군더더기없이 진행되는 편이어서 완독까지 채 한 시간이 안 걸렸다. 최근 들어서 이렇게 빨리 완독한 적이 없었다. 그만큼 속도에서 오는 몰입감이 좋았다. 아무 생각없이 가볍게 읽을 장르 소설을 선호하는 독자들에게는 그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올 듯하다.
개인적으로 상징하는 단어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제목인 '파우사'는 상대가 움직일 때까지 공을 소유하고 있다가 기회를 만드는 축구의 전술적 용어다. 실제로 명관은 덫을 놓고 강민이 들어오기만을 기다린다. 또한, 게임 용어 중 하나인 NPC 역시도 비슷한 예시로 인물을 가장 잘 표현해 준다. 이렇게 스토리의 흐름을 비유하는 용어들이 내내 머릿속에 박혔다. 축구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지만 이 단어는 절대 못 잊을 것 같다.
안티로 돌아선 팬보다 더 무서운 것은 사람을 이용한 악인이다. 강민의 말과 행동은 비열하기 짝이 없었고, 명관의 복수는 시원하고 통쾌했다. 사실 잔인함을 비교한다면 후자가 훨씬 강렬하지만, 그 어느 것도 강민의 민낯에 비유할 수 없었다. 권선징악, 그리고 죄를 짓고 살지 말자. 조상들의 그 흔하고도 뻔한 말씀을 강민에게 전하고 싶다. 아니, 스스로 깊이 마음에 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