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의 숲
미쓰다 신조 지음, 현정수 옮김 / 북로드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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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모든 일이 엄마의 재혼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 p.21

이 책은 미쓰다 신조라는 일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호러 소설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작가 중 한 사람이 바로 미쓰다 신조다. <화가>, <죽은 자의 녹취록>, <우중괴담>에 이르기까지 출판사에서 발간된 작가의 작품들을 종종 접했는데 나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원래 공포 장르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임에도 인상 깊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 개정작이 발간되었다고 해서 읽게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유마라는 인물이다. 과거 부모님께서는 유마에게 알릴 수 없는 비밀이 있는 듯했다. 우연히 알게 된 것은 아버지는 성인 소설을 집필했던 작가였다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난 이후 어머니는 부자인 남자와 재혼했다. 유마는 남자의 형제인 삼촌을 잘 따랐고, 가족이 다른 나라로 자리를 잡을 동안 삼촌과 함께 지내기로 했다. 그런데 삼촌과 함께 사는 별장 근처의 숲에서 기이한 괴담을 듣는다.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었다. 그동안 미쓰다 신조의 작품을 종종 읽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패턴을 접한 상태여서 크게 어려운 점이 없었다. 가볍게 고른 작품이었는데 어느 순간 인물에 몰입되어서 페이지를 넘기게 될 정도로 흥미로웠다. 호러 장르를 좋아하거나 미쓰다 신조의 작품이 인상적이었던 독자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완독까지 세 시간이면 충분했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지점이 인상적이었다. 첫 번째는 괴담이다. 그동안 읽었던 괴담 소재의 장르 소설과는 조금 다르게 보였다. 괴담을 파헤치는 스토리는 다른 작품과 비슷하다. 그런데 이 작품은 괴담 그 자체보다 유마의 상황이나 감정에 더욱 집중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괴담은 그저 유마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용도로 사용이 되는 듯했다. 유마에게 더욱 감정적으로 이입이 되었는데 이 지점이 색다르면서도 흥미로웠다.

두 번째는 인간의 욕망이다. 이는 결말에 드러나는 부분이어서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다는 게 참 아쉽다. 솔직히 결말을 읽으면서 개연성이나 흐름이 전반적으로 이해가 되지는 않았는데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생각이라는 점에서 이해보다는 이유 모를 공감이 들기는 했다. 가끔 귀신보다 사람이 무섭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결말을 읽으면서 이 문장이 저절로 떠올랐다.

호러 장르가 끌리거나 책과 거리를 두게 될 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피부에 소름 돋게 하는 공포도 큰 매력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미쓰다 신조 작품의 매력은 생각을 일상으로 무거워진 머리를 잠깐 비울 수 있는, 힘들었던 일상을 책으로나마 잠시 잊게 해 주는 지점이었다. 이 매력은 여전히 여기에서도 통했다. 여름보다 조금 일찍 만난 호러의 거장은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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