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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 ㅣ 오늘의 젊은 작가 54
박서영 지음 / 민음사 / 2026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는 뉴스를 듣자마자 그 동물이 내 엄마라는 걸 알았다. / p.9
이 책은 박서영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한때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를 꽤 읽었던 적이 있었다. 정용준 작가님의 <내가 말하고 있잖아>, 구병모 작가님의 <네 이웃의 식탁>, 문지혁 작가님의 <초급 한국어>, <중급 한국어>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되면 조금씩 읽었던 것 같다. 최근에 읽었던 원소윤 작가님의 <꽤 낙천적인 아이>도 흥미롭게 읽었는데 이번에 신작으로 발간 소식을 듣고 읽게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별이라는 인물이다. 별이는 자신을 돌보는 조 단장과 함께 숲 가꾸기를 주로 하는 영림원으로서 일하고 있다. 어느 날, 다나라는 이름의 동물 종이 탈출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탈출한 다나가 자신의 엄마라는 것을 확신한다. 별이는 다나와 사육사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반인반수고, 다나의 과보호를 떠나 인간의 세계에 오게 된 것이다. 증오로 가득찬 별이는 다나를 죽이겠다는 생각으로 정부에서 운영하는 방제단에 참여하기로 한다.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었다.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가 작가의 필력에 따라 난이도 차이가 꽤 크다고 느껴졌다. 읽으면서 도저히 인물들의 감정선이나 내용이 이해되지 않았던 작품들도 있었는데 이 작품은 너무나 피부로 와닿는 지점들이 많아서 읽는 속도가 꽤 빨랐다. 스토리 자체도 어렵지 않아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완독까지 대략 세 시간 정도 소요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지점이 인상적이었다. 첫 번째는 별이의 위치다. 조 단장에게는 딸이 하나 있는데 딱히 조 단장이 두 사람을 눈에 보이게 차별하지는 않지만 은연 중에 조 단장의 딸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체감한다. 별이의 생각과 감정을 하나씩 읽으면서 이러한 의문들이 내내 맴돌았다. 과연 현재 주류의 공동체가 결혼이민자, 성 소수자, 장애인 등의 약자들의 피부에 와닿을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가 일방적으로 만드는 공동체가 아니었을까.
두 번째는 별이가 겪었던 다나의 양육 방법이다. 다나 입장에서는 별이가 자신들을 해치는 인간들로부터 지키는 방법으로서 했던 행동이지만 별이에게는 오히려 폭력으로 와닿는 듯했다. 그러면서 보호대를 제거한 침대에서 떨어져 사망한 아이와 보호대 사이에 끼어 사망한 아이의 뉴스 보도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묘하게 다나가 별이에게 대했던 양육과 오버랩되었다. 어쩌면 아이를 키우는 것은 방법도, 결과도, 그 어떤 것도 정답이라는 게 없지 않을까.
그밖에도 다나를 여론 몰이로 이용하는 정치, 소나무에게 해가 되는 약품들을 살포하는 탁상 정책, 현익으로부터 드러나는 인간의 무의식적 우월감 등 철학적이거나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았다. 많은 사람들과 생각의 장을 마련한다면 더욱 깊고 넓게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사실 스토리만 놓고 보면 몇 줄로 끝날 정도로 심플하지만 읽는 내내 머릿속은 무거웠다. 이 느낌 또한 나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