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정원 서미애 컬렉션 4
서미애 지음 / 엘릭시르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무엇인가 뇌 속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 p.11

어느 글에서 댓글 하나를 보고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의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사람 하나는 죽이는 소설이 재미있다는 뉘앙스의 댓글이었다. 이후 가장 가까운 사람도 그 이야기를 꺼냈다. 역시 장르 소설은 사람을 죽여야 제맛이라는 것이다. 장르 소설을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독자는 아니어서 사람의 생사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 댓글이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대체 왜 그게 눈에 띄었을까.

이 책은 서미애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한국 장르 소설 분야에서는 꽤 유명한 작가님으로 알고 있다. 앤솔로지 작품집에서 읽었지만 이렇게 단행본으로 읽기는 처음이다. 요즈음 독서 루틴이 조금 깨진 상황에서 조금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을 찾다가 선택하게 되었다. 역시 집중력에는 장르 소설만한 게 없다는 생각이다.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많은 기대를 품고 페이지를 넘겼다.

소설의 주인공은 강지훈이라는 이름의 형사다. 오래 전, 자신을 찾아온 여고생 정아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간판 뉴스 앵커의 살인 사건의 지원을 맡게 된다. 그러던 중 자신이 근무하는 경찰서로 한 여성의 머리 시체가, 이후에는 한 여성의 팔이 배달되었다. 그 머리 시체의 주인을 알고 있던 강지훈은 정아 살인 사건을 더욱 집요하게 파헤친다. 과연 그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는 이는 누구일까.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었다. 종종 장르 소설을 읽는 편인데 지금까지 읽었던 작품들 중에서 압도적으로 몰입하게 되었다. 어느 순간 스토리에 빠져 읽다 보니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정도였다. 마침 최근에 이북리더기를 들이면서 습관을 만드는 중이었는데 종이책과 이북을 함께 번갈아가면서 읽다 보니 흐름도 끊기지 않고 한번에 완독할 수 있었다. 대략 400 페이지의 작품이었고, 완독까지 두 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범인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그 지점이 인상적이었다. 범인을 열어놓고 하나하나 의심하면서 읽었다. 처음에는 강지훈이 벌인 자작극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과연 정아와 뉴스 간판 앵커를 죽인 살인자는 누구이며, 그 주변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은 파렴치한 범죄자는 강지훈까지 위협하는 걸까. 중간에 강지훈과 범인이 전화 통화를 하는데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강지훈의 이야기가 너무나 통쾌하면서도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이게 바로 K-스릴러 장르가 아닐까 싶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내용만 보면 어느 정도 추론이 가능할 정도로 흔한 소재다. 경찰이 살인 사건을 쫓아가면서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를 많이 보고 또 읽었다. 그럼에도 그 익숙한 클리셰에서도 끝까지 페이지를 넘기게 만드는 매력이 바로 대한민국의 스릴러 장르가 아닐까. 역시 입소문은 다르다. 읽는 내내 이 매력을 경험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