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게임
마야 유타카 지음, 김은모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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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분명 생일날 빨간 촛불 하나만 남는 것이 내 운명이다. / p.9

내 운명을 미리 아는 것이 과연 이득일까. 예전에는 무조건 알고 싶다고 대답했을 텐데 지금은 오히려 모르는 게 약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리 죽을 날짜를 안다면 하루하루 우울한 기분으로 보낼 듯하다. 어떻게 보면 긴 시한부의 인생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어쩌면 망각이 신의 선물이라는 어느 드라마의 대사처럼 한 사람의 미래 역시도 신의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마야 유타카라는 일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출판사에서 발간한 작품 중 아직도 뇌리에 강렬하게 남아 있는 것은 시라이 도모유키의 <명탐정의 제물>과 <엘리펀트 헤드>이다. 두 작품 모두 중간 이상의 잔인함과 서늘함이 느껴졌는데 읽은 지 오랜 시간이 흘러도 종종 떠오를 때가 있다. 이 이야기는 곧 출판사에 대한 신뢰이기도 하다. 이렇게 흥미로운 작품을 발간하는데 신작을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요시오라는 아이다. 동네에서 활동하는 작은 탐정단 소속으로 이것저것 친구들과 함께 추리하는 것을 재미있게 생각한다. 최근 요시오가 살고 있는 마을에서 연쇄 고양이 살해 사건이 벌어졌고, 신이라고 주장하는 친구 스즈키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살인 사건이 생긴다. 요시오는 스즈키에게 범인을 처벌해 달라고 부탁한다.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었다. 다른 추리 장르 소설에 비해 페이지 수가 되게 얇은 편이다. 250 페이지 내외인데 이 정도 분량으로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럼에도 스토리 자체는 너무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어서 한 시간 반이면 충분히 완독이 가능하다. 거기에 추리하는 능력도 다른 작품들에 비해 초보적인 수준으로 가볍게 흘러가다 보니 이 또한 만족스러웠다.

개인적으로 스즈키의 존재가 인상적이었다. 스즈키는 요시오에게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많이 들려 준다. 이 또한 요시오의 호기심으로부터 시작되었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허무맹랑하게 다가왔다. 예를 들면, 요시오가 죽는 날짜이거나 요시오가 알지 못하는 비밀 등이 그렇다. 과연 나라면 스즈키를 신으로 생각했을까. 처벌한 것만 가시적으로 드러날 뿐 많은 것이 비밀처럼 묻혀 있다는 점에서 그냥 우연의 일치로 보이기도 했다.

마지막 결말을 읽고 나니 여러 모로 아리송하다. 사건의 원인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았다는 점과 생각하지도 못했던 인물이 갑자기 부각된다는 점이 그렇다. 심지어 결말 역시도 논리와 조금 어긋난다는 느낌도 받았다. 옮긴이의 말로 이 부분이 언급되기도 하지만 그게 정답이라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신이라는 것, 그리고 스즈키라는 존재는 무엇이었는지 모르겠다. 이게 작가의 의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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