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속의 비밀 1
댄 브라운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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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두 번째 문장은 여심할 여지가 있었다. / p.9

어렸을 때 <다빈치 코드>라는 영화가 오래 유행이었던 적이 있었다. 친구들은 그 영화를 보고 열광했는데 그다지 나에게는 큰 감흥이 없었다. 대체 무슨 내용이냐고 친구들에게 되물었다가 오히려 눈초리를 받을 정도로 난해했다. 시간이 흘러 상상력이 부족한 유형의 인간이라는 것을 자각한 이후로 어느 정도 친구들의 심정을 헤아릴 수 있게 되었지만 다시 태어난다면 그 작품을 어떻게든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 책은 댄 브라운이라는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그 영화의 원작 소설을 집필하신 작가님의 신작이다. 그때는 어리고 또 어려워서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의 배수만큼 자란 성인이기에 지금은 도전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빈치 코드>와 신작 중 고민하다가 이 작품이 더욱 나을 것 같다는 판단 하에 겁도 없이 읽게 되었다. 사실 그만큼의 걱정은 들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랭던과 캐서린이라는 인물이다. 랭던은 교수이며, 캐서린은 뇌과학은 연구하는데 두 사람은 프라하로 강연을 위해 떠난다. 그 과정에서 캐서린이 자신이 겪은 꿈을 랭던에게 이야기하는데 랭던은 이를 허무맹랑하게 생각하며, 이를 가볍게 여긴다. 그러다 랭던이 우연히 캐서린의 꿈에 등장한 인물을 현실에서 마주치고, 이야기는 다르게 전개가 된다.

술술 읽혀졌지만 어려웠던 작품이었다. 초반부터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었는데 그만큼 머릿속으로 상상하기 어려웠던 부분들이 있다. 예를 들면, 캐서린의 꿈이 랭던의 반응처럼 허무맹랑하게 느껴진 것이다. 그밖에도 뇌과학 등 흥미로운 지점들이 머릿속으로 그려지지 않아 조금 애를 먹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선을 붙들 수 있는 스토리가 꽤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480 페이지 정도의 작품을 이틀에 나누어 완독했다.

읽는 내내 과학적 지식이 드러나지만 랭던이 이야기의 실마리를 펼쳐나간다는 측면에서 추리 소설의 재미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언급했던 것처럼 상상력이 약점이기 때문에 너무나 쉬웠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 될 것이다. 심지어 자연과학 계열과 담을 쌓은 인문사회 계열의 사람으로서 더욱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그럼에도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2편이 너무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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