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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소리가 들렸어요
가나리 하루카 지음, 장지현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눈물 소리 다 들었어요. / p.10
원래 눈물이 많은 편에 속하기는 하지만 그게 조금 명확한 스타일에 속했다. 감정이 차오를 정도로 분노하거나 답답할 때가 그렇다. 슬프다는 감정은 크게 느낄 일이 없는 편이어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때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이상하게 더 많아진 듯하다. 오히려 분노하거나 답답할 때에는 스스로를 다스리게 되었고, 감성적으로 건드는 포인트가 있는 매체를 보거나 읽게 될 때 우는데 가족들은 이런 모습을 흥미롭게 본다.
이 책은 가나리 하루카라는 일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제목이 흥미로워서 선택하게 된 책이다. 눈물이 가시적으로 보이는 것인데 들렸다는 표현이 재미있었다. 특별한 능력을 지닌 주인공의 이야기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지만 또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는 잘 모를 때가 많다 보니 관심이 갔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읽고 싶었다. 슬픈 내용이라면 울고 싶은 마음도 꽤 컸던 것 같기도 하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미온이라는 인물이다. 모계 유전으로 오빠와 함께 눈물 소리를 조금 더 크게 듣는 능력을 가졌다. 학생회에 속한 켄 선배의 눈물 소리를 듣고 난 이후부터 묘한 제안을 하나 건넨다. 교칙 중 하나를 바꿔 달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학교의 거부라는 벽에 부딪혔지만 서명을 받는 등 적극적으로 임한다. 그 과정에서 눈물을 흘렸던 다른 학우들의 이야기를 쫓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었다. 우선, 페이지 수가 너무 적은 편이어서 부담감이 없었다. 200 페이지가 채 되지 않다 보니 중간 읽고 싶은 책을 고르기 전에 가벼운 숨 고르기 형식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거기에 내용 자체도 크게 이해를 요구하는 지식이 필요없어서 그것도 꽤 만족스러웠다. 아마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현실적인 내용이었는데 완독까지 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미온에게 이입되어서 읽었다. 미온은 친구가 없는 아이로 등장하지만 생각보다 주변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화장실에서 들렸던 눈물 소리로 그들을 배려하거나 눈물이 많은 켄 선배를 생각하는 부분들이 꽤 많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온의 오빠가 조금 더 외향적인 스타일로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와 별개로 미온 역시도 사랑을 많이 주고받은 사람처럼 보였다. 이 지점이 조금 부럽게 다가오기도 했다.
따뜻함이 많이 느껴졌던 작품이었다. 약간 청소년 문학처럼 슴슴하게 다가와서 인터넷 서점의 내용을 읽어 보니 아동 문학을 집필했던 작가의 이력이 눈에 띄었다. 대놓고 드러나지 않은 청소년의 로맨스와 학창시절에 느꼈을 법한 아이들의 심리가 그만큼 잘 드러났는데 이게 가볍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크게 생각하지 않고 단타로 훅 몰입할 수 있어서 나름의 매력을 느끼게 되었던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