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쑤기미 - 멸종을 사고 팝니다
네드 보먼 지음, 최세진 옮김 / 황금가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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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인류는 자신들의 범죄에 대해 끔찍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 p.155

이 책은 네드 보먼이라는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발간 이후부터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던 작품이었다. 출판사의 장르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어류가 주제인 작품은 처음 보는 것 같아서 호기심이 생겼다. 출판사 전체로 넓혀보더라도 어류가 등장했던 내용은 종종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주연이 되는 내용은 언뜻 떠올려봐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기대를 가지고 페이지를 넘겼다.

소설의 주인공은 핼야드와 카린이라는 인물이다. 핼야드는 어렸을 때부터 미식가로 누구보다 맛에는 진심이었다. 그런데 기후가 바뀌면서 그것조차도 사치가 되어 버렸다. 맛에 대한 집착으로 큰 사고를 치게 된다. 회사 돈으로 투기하다 위험에 처한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독쑤기미의 멸종을 증명하는 것이다. 반면, 카린은 독쑤기미에 집착을 가졌다. 핼야드가 카린에게 은밀한 부탁을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너무나 어려웠던 작품이었다. SF 소설로 분류가 되는데 생각보다 기후, 환경, 경제 등 많은 분야의 정보가 담긴 책이어서 읽는 순간 머리가 정지되었다. 전문가 수준의 높은 지식이 담기지는 않았지만 넓게 펼쳐져 있는 내용들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했다. 초반에는 어느 인물에 몰입해 스토리를 파악하는 것보다는 전반적인 스토리를 몰입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흘에 걸쳐 다섯 시간 이상이 걸린 듯하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는 생물의 멸종이 자본으로 흘러가는 세상이다. 주인공 핼야드는 멸종 크레딧을 공매도로 구입한다. 그리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카린에게 독쑤기미에 대한 보고서를 바꿔 달라는 요구를 한다. 이조차도 의문이 들었는데 갈수록 핼야드의 시선은 더 가관이었다. 직업인 이들에게는 이 또한 돈이겠지만 뭔가 모르게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두 번째는 환경, 경제, 과학 등 다양한 분야가 등장하는 소설이라는 것이다. 이 부분은 이미 언급했던 부분이지만 다른 작품들에 비해 조금 무거운 느낌이 들었다. 개성 강한 재료를 넣은 부대찌개를 먹는 듯했다. 온갖 맛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환경이면 환경, 경제면 경제, 과학이면 과학, 하나의 주제로만 보더라도 이야기를 다룬 소설들이 넘쳐나는데 이 모든 것을 조합해 하나의 스토리로 만들어낸다는 게 놀라웠다.

사실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는 도전과 같은 작품이었다. 다양한 스토리가 지루할 틈 없게 전개되기는 했지만 잠시라도 집중력을 놓치면 흐름이 이야기의 강을 따라 저 멀리 내려가고 있었다. 그렇다 보니 다시 페이지를 되돌려 내용을 다시 파악하면서 완독했다. 혼란스러움을 선사했던 작품이었지만 환경에 대한 경각심 하나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참고로 마지막 결말은 생각하지도 못해서 너무 충격적이었던 것만은 부정할 수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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