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살인
이소민 지음 / 엘릭시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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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진실한 게 뭐라고 생각해? / p.9

꽤 오랜 시간을 아이돌 팬으로 보냈다. 남들은 어른이 되면 아이돌과 자연스럽게 거리가 멀어진다고 하던데 내 경우는 앞자리가 3으로 바뀔 때까지 계속되었다. 마지막으로 좋아했던 아이돌이 동방신기였던 동생은 아이돌에 열광하는 내 모습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런데 어머니의 영향으로 유튜브 목록에 한 트로트 가수의 알고리즘이 뜨기 시작한 이후로부터 동생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이 책은 이소민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제목이 직관적이어서 현실로 와닿아 선택한 작품이다. 아마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하면 한동안 꽤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장악할 내용이지 않을까. 물론,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임에도 마냥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현실적이고 상상 가능한 작품을 선호하는 편인데 제목만 보더라도 이미 어느 정도 가능한 작품일 것 같았다.

소설의 주인공은 신리애라는 인물이다. 경찰이며, 아이돌 살인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인기 그룹 ROME의 멤버인 경건아가 무대에서 추락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단순한 추락이라고 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타살 흔적이 명확한 살인이라는 것. 리애는 경건아를 살해한 이를 추적하는 한편, 아이돌의 세계를 여러 사람들로부터 듣게 된다. 경건어 살인 사건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술술 읽혀지는 작품이었다. 언급했던 것처럼 충분히 있을 법한 소재의 이야기여서 머릿속으로 그리면서 읽었던 것 같다. 거기에 주인공과 타인들의 구도가 심리적으로 잘 드러난 작품이어서 너무 흥미로웠다. 자연스럽게 리애에게 이입이 되어 사건을 밟는 듯했다. 스토리 몰입력이 좋았다. 아마 가벼운 추리 작품을 읽는 독자들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듯하다. 두 시간 안에 충분히 완독이 가능했다.

개인적으로 우상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아이돌 자체가 우상이라는 뜻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에서는 두 가지의 우상을 다룬다. 첫 번째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아이돌 경건아와 주변 인물, 그리고 두 번째는 신리애의 우상인 조과장이다. 아이돌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상이라는 하나의 산업이 떠올랐다. 정신적으로 잔인하다 느껴졌다. 또한, 일상생활에서의 우상도 생각해 보기도 했다.

아이돌 산업의 문제점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만 그것보다는 신격화의 위험성이 크게 와닿았던 작품이었다. 주인공까지는 아니더라도 한때 롤 모델이었던 상사를 마치 직장생활의 구세주이자 창조주처럼 깊이 존경했다가 그만큼 실망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무엇이든 인간적인 존경 그 이상의 맹목적인 신뢰는 위험하다는 경각심을 다시금 마음에 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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