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우주에서 우리 만나더라도
마크 구겐하임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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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하지만 운명이 실재한다면, 그 희망도 실재한다고 믿어야 해요. / p.296

이 책은 마크 구겐하임이라는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그동안 출판사에서 발간한 작품들을 종종 읽었는데 '도 아니면 모'로 느꼈다. 어떤 작품은 너무 좋았는데 다른 작품은 페이지를 넘기고 있는 시간이 너무 아까울 정도로 불호에 가까웠던 것이다. 대부분 해외 SF 작품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예상할 수 없어서 우선 선택했다. 흥미 있었던 작품들에 대한 애정이 너무 가득했기 때문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조너스라는 인물이다. 조너스는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할 정도로 꽤 능력이 좋은 과학자이다. 그런데 그가 사랑하는 부인 어맨다가 죽었다. 아픔과 고통을 받다가 평행세계의 양자 에너지의 발견으로 다른 세계의 어맨다를 찾으러 나선다. 현재 사회에서 자신의 동료 물리학자 빅터는 조너스가 자신의 업적을 뺏었다고 믿는다. 다른 평행세계에서 조너스는 빅터의 방해를 딛고 어맨다를 만날 수 있을까.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었다. 초반에는 SF 장르의 작품이라는 점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거기에 고등학교 1학년 이후로 물리를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사람으로서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이과를 선택했지만 선택 과목이 아니어서 물리학에 대한 지식은 거의 전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 자체가 너무 흥미진진했다. 400 페이지가 안 되는 작품인데 세 시간 정도 걸렸다. 솔직히 양자역학에 대한 지식을 어려웠고, 흐름만 읽었다.

개인적으로 조너스의 나아가는 여정이 인상적으로 남았다. 다른 세계에 나와 똑같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공상은 종종 했었다. 그런데 여기에 등장하는 설정은 나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인물들까지 포함이다. 중간에 만났던 물리학 전공의 의사 에바가 그렇고, 계속 조너스를 찾는 빅터가 그렇다. 단순하게 상상력으로 끝냈던 일들이었는데 양자역학으로 이를 현실감 있게 와닿았다는 점에서 재미있게 읽었다.

또한, 빅터의 어긋난 믿음도 다른 의미로 신기했다. 언급했던 것처럼 조너스는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교수로 등장한다. 빅터는 동료 교수인데 초반에 조너스가 빅터를 찾아가 자신이 발견한 것을 같이 보자는 의견을 제시한다. 빅터는 세부 전공이 다르다는 이유로 박대했고, 이 내용이 곧 큰 업적을 만들어낸 것이다. 조너스가 잘 되고 나니 말도 안 되는 신념으로 악역이 된다. 생각 차이로 보기에는 너무나 잘못되어서 읽는 내내 조금 화가 나기도 했다.

SF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조너스가 사랑하는 부인 어맨다를 찾아가는 과정, 조너스와 에바의 미묘한 관계에 이르기까지 로맨스 장르의 매력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빅터와 조너스의 이야기를 통해 아마 액션 활극의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과학적 지식이 담긴 작품들도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그런데 그냥 가볍게 뇌를 빼고 읽기를 추천한다. 깊이 파고들면 너무나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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