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저택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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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물건이 기다렸다는 듯이 길가에 떨어져 있을 리가 없지. / p.12

장마가 엊그제 시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비가 내린 것도 모르는 사이에 끝났다고 한다. 그리고 여름이 자신의 이름값을 하듯 무더위가 매일 지속이 된 상태다. 매일 35도 이상의 뜨거운 기온과 햇빛도 장난 아니게 눈부시다. 이럴 때면 그동안 습관처럼 읽던 책도 내려놓게 된다. 그래서 올해 여름은 목표를 조금 낮춰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하는 중이다. 그만큼 더워서 책이 눈에 안 들어온다.

이 책은 미야베 미유키라는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책을 그렇듯 마음도 내려놓는다면 나을 텐데 성정 자체가 그렇지 못해 책을 읽지 못하는 이 상황이 너무나 불안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추리 스릴러 공포 소설에 눈이 돌아가는데 추리소설 하면 미야베 미유키 작가님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지 않은가. 마침 신작 소식을 듣고 이렇게 바로 접하게 되었다. 기대를 가지고 페이지를 넘겼다.

소설의 주인공은 기타이치이다. 기타이치는 독립적으로 가게를 운영하는 인물이다. 그가 모셨던 센키치 대장의 가게가 불에 타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전부터 기타이치는 센키치 대장의 가게를 이어받았던 부부를 탐탁치 않게 생각했다. 기타이치가 가게를 분리했던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러한 것이다. 대장의 가게는 왜 불이 났던 것일까. 그리고 불을 낸 범인은 누구일까. 더불어, 과거 하나의 사건을 파헤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전반적으로 조금 어렵게 느껴졌다. 전에도 미야베 미유키 작가님의 작품을 읽었다. 심지어, 같은 기타기타 시리즈의 <아기를 부르는 그림>을 완독한 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작가님의 작품은 어렵다.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이 가장 낯설게 다가왔다. 어느 정도 일본 문화에 대한 배경적 지식이 있었더라면 조금 더 수월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텔링이 마지막 페이지까지 붙잡았다. 완독까지 네 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개인적으로 현재가 드러났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지난 작품에서는 에도 시대의 문화를 경험하는 느낌으로 읽었는데 이번 작품은 기시감이 느껴졌다. 현재 겪고 있는 시대처럼 에도 시대의 그 당시에도 인간 오만 군상이 캐릭터 하나하나 표현된 듯했다. 역시나 약자를 강탈하기 위해 권모술수를 쓰는 나쁜 인간이 있었고, 여성들의 사연 역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추리 장르의 재미를 가볍게 느끼기 위해 펼쳤던 작품이었는데 그것보다는 현실 생각에 무겁게 느껴졌다. 안 그래도 더운 날씨가 더욱 답답했다. 이것 또한 미야베 미유키 작가님 작품의 매력이지 않을까. 그나마 위안이 있다면 긍정적으로 인간적인 기타이치의 모습이었다. 미야베 월드도 지금 세상과 비슷하지만 그래서 더욱 인간애를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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