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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요리합니다, 정식집 자츠
하라다 히카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 p.9
이 책은 하라다 히카라는 일본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한때 작가님의 작품을 검색해서 구매했다. 당시 <할머니와 나의 3천 엔>이라는 작품을 너무 인상적으로 읽었기 때문이다. 전업 주부들의 노동에 대해 많은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게 직접적으로 관련성이 없어 크게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 작품을 읽으면서 여성들의 노동, 그리고 돈 자체에 대해 깨달음을 얻게 되었던 것 같다. 이번 신작 소식을 듣고 바로 읽게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사야카이다. 사야카는 누구보다 남편에게 해 주는 음식에 진심인 듯하다. 그러나 남편은 어느 순간부터 나가서 식사를 하고 귀가하더니 결국 이혼하자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없던 사야카는 혼란에 빠졌는데 남편이 방문한 식당 '자츠'의 주인과 불륜을 의심하기도 했다. 사야카 역시 자츠에서 식사를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특별한 맛이 없다. 아니, 입맛에 안 맞았다.
남편이 집을 나간 이후 사야카의 주머니 사정은 줄어들기 시작한다. 자츠에서 종업원을 구한다는 전단지를 보고 그곳에서 일하게 된다. 남편의 마음을 알기 위해 방문한 식당에서 일을 하게 되다니. 사야카는 이곳에서 점점 변화되어간다. 열정적으로 식당에서 일하는 사야카와 겉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 주인 조우와 우당탕탕 식당을 운영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반적으로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었다. 언급했던 것처럼 하라다 히카 작가님의 작품들을 종종 읽었다. 또한, 권남희 번역가님께서 참여하신 소설들 역시도 많이 접했던 터라 크게 이해하기 어렵거나 문맥이 안 맞다는 느낌은 없었다. 다른 독자들에게는 어떻게 읽힐지 모르겠지만 너무 익숙해서 자연스럽게 완독이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 이틀에 나누어 한 시간씩 두 시간 정도 걸렸다.
개인적으로 여성의 돈벌이에 대한 생각이 깊게 남았다. 사야카는 남편과의 별거로 경제적 어려움을 느낀다. 나름 일을 하고 있음에도 그렇다. 심지어 사야카의 전공은 IT 분야라고 하는데 이게 단순하게 일본의 문제라고 하기에는 대한민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일이어서 현실감이 있었다. 물론, 언급했던 전작 <할머니와 나의 3천 엔>에 비하면 주인공들이 적극적으로 경제 활동에 뛰어들지만 비슷한 느낌으로 인상적이었다.
지극히 사적인 취향으로 하라다 히카 작가님의 작품을 읽는 이유는 여성의 문제를 잘 다루기 때문이다. 특히, 노인과 가정 내의 역할의 현실을 표현한다는 게 늘 와닿아서 자주 찾게 된다. 이 작품 역시도 그렇다. 겉으로는 사야카와 조우 씨의 성장처럼 보이지만 속을 조금 더 들여다 보면 노인의 문제, 그리고 이혼한 여성의 이야기가 현미경으로 확대된듯 그들의 이야기가 현재 시점으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게 바로 명확하게 읽는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