료의 생각 없는 생각 - 양장
료 지음 / 열림원 / 2025년 6월
평점 :
품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게 가치관이든, 일이든, 사람과 사랑에 대한 마음까지도 말이다. / p.12

이 책은 료라는 작가님의 에세이다. 처음에 정보를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작가님의 이름만 보고 당연하게 일본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 읽었던 일본 추리 소설 장르의 작가님도 료라는 이름을 가지고 계셨던 분이여서 세계적으로 유명하신 분의 자기개발 비슷한 류의 책일 것이라고 착각했던 것이다. 이제 슬슬 살아감에 있어서 조금이나마 동력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는 예상과 빗나간 선택 이유이다.

작가님께서는 런던베이글뮤지엄, 아티스트베이커리 등 빵과 커피를 판매하는 브랜드를 창업하셨고, 현재는 브랜드 총괄 디렉터이신 분이라고 한다. 책의 초반에는 런던에서 있었던 일화들로 영감을 얻고,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작가님의 생각과 감정, 앞으로 나아갈 일들을 마치 일기장처럼 짧게 적혀져 있는 책이다. 중간중간 이미지와 작가님의 그림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술술 읽혀졌던 책이었다. 언급했던 것처럼 장르와 작가님을 잘못 예상한 터라 처음 넘기자마자 조금 당황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한 페이지에 글, 그리고 다음 페이지에 사진이 번갈아 있어서 가볍게 읽기 좋았던 책이었다. 남의 일기를 훔쳐 보는 느낌은 덤이었는데 이게 또 생각보다 매력으로 다가왔다. 360페이지 정도의 작품이었는데 대략 두 시간에 모두 완독이 가능했다. 에세이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만족스럽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하나의 에피소드를 선택하기보다는 전체적인 느낌이 인상 깊게 남았다. 초반에 읽는 내내 생각했던 점은 작가님의 성향이었다. 요즈음 유행하는 MBTI로 표현하자면 _NF_ 유형의 분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문장이 감성적이면서도 거미줄처럼 퍼지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런던에 갔다는 그 이상으로 일상 하나하나에 뭔가 플레이팅이 잘 된 음식처럼 느껴졌다.

성향 자체가 그 반대인 _ST_인 사람으로서 그 지점이 새롭고 독특하게 와닿았고, 그게 참 흥미로웠다. 사실 읽는 내내 '이게 그렇게 생각할 부분인가?'라는 의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 또 보여지는 그대로 믿고 따라가려는 게 너무나 익숙한데 작가님께서는 그 안에서 창작 에너지가 불타오르는 것처럼 보였고, 그 에너지가 활자로 녹여져 여기저기 영감들이 머릿속을 휘젓는 것 같았다.

가끔은 다른 결의 작품들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너무나 강하게 느꼈던 책이었다. 자기개발 장르로 착각해 펼쳤던 작품이기는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이게 또 하나의 에너지 동력이 되었다. 이렇게 무언가를 내려놓고 생각 없이 창의적으로 살아간다는 게 하나의 재미가 될 수도 있겠구나. 물론, 작가님께는 하나의 일이자 업무이겠지만 여유로움과 소박함들이 너무 잘 드러나서 웃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