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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니카의 아이들
미치 앨봄 지음, 장성주 옮김 / 윌북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느 누가 저보다 거짓말쟁이 꼬마를 잘 찾아내겠어요? / p.20
이 책은 미치 앨봄이라는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북 크리에이터 님의 영상으로 작가님의 작품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정작 접하지는 못했는데 나름 관심을 가지고 장바구니에 몇 권을 담았다. 그러던 중 이번에 신작 발간 소식을 들었다. 제목부터 조금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어 선택하게 되었다. 작품이 취향에 맞는다면 다른 작품들도 하나씩 도장 깨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페이지를 넘겼다.
소설의 화자는 네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그리스에서 자라고 있는 세바스티안과 니코 형제, 그 두 사람이 좋아하는 동급생 파니, 그리고 그들에게 시련을 주는 나치 장교 우도 그라프라는 인물이다. 우도는 처들어간 유대인의 집에서 니코를 마주한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거짓말을 하지 않았던 니코를 이용해 유대인들을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이동시킨다. 그 과정에서 세바스티안은 니코를 원명했고, 파니는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다.
술술 읽혀진 작품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소설들을 자주 접하지 않았다. 이를 이해하는 게 조금 어려웠기 때문이다. 학창시절에 배웠던 세계사 지식이 조금 남아 있기는 하지만 그 시대적 배경을 다루는 소설들은 무겁고도 어렵게 다가왔다. 반면, 이 작품은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설명해 주는 듯한 문체여서 오히려 배우는 느낌으로 와닿았던 지점도 있었다. 400 페이지가 조금 넘는 작품이었는데 두 시간 반에 모두 완독이 가능했다. 그만큼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지점이 흥미로웠다. 첫 번째는 유대인의 참혹한 상황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유대인이 받았던 고통은 배우는 것보다 훨씬 크다고 알고 있다. 소설에 등장한 세바스티안과 할아버지, 아버지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겪었던 일들이 고스란히 활자로 녹여져 있는데 읽는 것이 힘들 정도로 참혹했다. 특히, 할아버지께서 온전히 서 있지 못하자 아버지의 수감 번호 쪽지와 바꾸었고, 대신 끌려가 총살당하는 이야기는 뇌리에 강하게 박혔다.
두 번째는 진실의 힘이다. 소설의 초반에 네 명의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은 진실이었다. 이름이 진실인 사람이나 물체가 아닌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진실이다. 화자는 독자들에게 선이 옳은 것인지를 묻는다. 물론, 니코가 처음 한 거짓말로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었을 때에는 마음 아파하지만 전적으로 진실만이 맞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선의의 거짓말과 무조건적인 진실 사이에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꽤 두꺼운 페이지임에도 중간에 멈추는 것 없이 푹 빠져들었던 작품이었다. 니코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스콧 피츠 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가 떠오르기도 하고, 우도 그라프의 이기적인 행동을 보면서 현대 사회의 중대한 사건과 겹쳐서 보이기도 했다. 비록 과거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잊어서는 안 될 것 같았다. 아니, 현실에서도 벌어지고 있기에 더욱 기억해야 된다는 인상을 주었던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