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단편 수상작품집
지다정 외 지음 / 북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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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리고 그림자 주제에 본체의 앞날에 차질이 될 수도 없는 일이었다. / p.18

이 책은 지다정 작가님, 최홍준 작가님, 김지나 작가님, 이건해 작가님, 이하서 작가님께서 참여하신 단편소설집이다. 재작년부터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수상작품집을 읽고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선택한 책이다. 이게 바로 습관의 무서움이라는 생각도 든다. 크게 기대하기보다는 새로운 작가님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렘이 더 크게 들었다. 그렇게 페이지를 넘겼다.

작품집에는 총 다섯 편이 수록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신선한 소재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으로 읽었는데 술술 읽혀졌다. 호러, SF 등 장르 문학뿐만 아니라 일상을 관통하는 내용도 있어 골라 읽는 재미가 있었다. 대략 250 페이지의 작품집이었는데 한 시간 반 정도에 모두 완독이 가능했다. 책 권태기를 이길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읽히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 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도 들었다.

개인적으로 최홍준 작가님의 <노인 좀비를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한 사업가가 좀비 바이러스를 활용한 국가 사업을 만들었다. 빈곤층 노인은 강제로 좀비화를 만들기도 했다. 덕환은 야생좀비구역에서 한 노인을 만난다. 그가 만난 노인에게도 좀비와 관련된 사연이 있었다. 오래전, 아버지를 좀비를 만들었는데 그 이후 국가 사업이 거짓말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죄책감으로 아버지를 찾기 위해 이곳에 있다는 것이다.

좀비라는 소재가 없었다면 현대 이야기로 착각할 정도로 가장 현실적으로 다가온 작품이었다. 현재 부모님을 낯선 곳에 버리는 고려장이라는 풍습은 사라졌지만 읽는 내내 고려장이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물론, 이 작품에서는 아들의 미래를 위해 아버지께서 자발적으로 좀비가 되기를 원하시기는 했지만 내가 자녀의 상황이었다면 아들처럼 크게 거부하지 못했을 것이고, 미래를 생각해 아버지의 뜻을 따랐을 것 같다.

더불어, 김지나 작가님의 <청소의 신>이라는 작품도 인상적이었다. 모텔과 초밥집 등 나름 사업으로 성공하고 있는 주인공 부부가 일꾼 종수를 고용하면서 느낀 감정을 다룬 이야기이다. 종수에게 불리한 노동 환경은 아니었지만 주인공 부부의 속내가 너무 이중적으로 보여서 불편했다. 읽으면서 고용주가 가지고 있는 마음이 느껴졌다. 사람보다 돈이 먼저라는 그 마인드, 인간을 기계로 보는 듯한 속내가 그렇다.

이번 연휴에 감기 증상이 시작되어 먹고 바로 자는 생활에 그나마 책을 가까이 하게 만들어 준 작품집이었다. 그만큼 가볍고 쉽게 읽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활자가 눈에 안 들어온 상황에서도 완독할 수 있었던 것은 몰입이 가능한 스토리텔링에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정도 정신이 맑아졌을 때 다시 읽는다면 작년에 느꼈던 임팩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몸 상태가 제일 아쉬웠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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