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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거지를 찾습니다
홍선주 지음 / 한끼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도대체 꽃거지는 어디 있는 걸까? / p.7
이 책은 홍선주 작가님의 단편소설이다. 제목과 표지가 마음에 들어 선택했다. 그동안 살면서 꽃거지라는 단어를 살면서 얼마나 보고 들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기억을 더듬어도 '거지'는 들었어도 '꽃거지'는 들은 기억이 없다. 그래서 더욱 관심이 갔다. 더불어, 뭔가 청춘만화에 나올 법한 표지가 또 눈에 들었다. 커버를 벗기니 마치 영화 포스터처럼 보이는 그림이 나와서 그것 또한 마음에 들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진의연이라는 인물이다. 진의연은 중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꽃거지를 찾기 위해 거리를 방황하다 멀끔한 차림의 강건우를 만난다. 건우의 친화력으로 친해진 둘은 함께 꽃거지를 찾으러 나선다. 그러는 과정에서 의연은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와 가출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건우에게 전했고, 건우 역시도 남들과 다른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고백한다.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두 사람이 꽃거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다룬다.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었다. 페이지 수가 적은 편이어서 다른 작품을 읽기 전에 독서 집중 차원에서 선택했는데 그 선택이 옳았다. 특별하게 어려운 내용이나 단어들이 없어서 후루룩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일상에서 판타지가 한 방울 정도 섞인 스토리여서 현실감도 있었다. 200 페이지 수를 가진 소설이었는데 라디오를 들으면서 한 시간 내외에 완독이 가능했다. 독서 권태기를 이겨내기 위해 재미를 읽을 수 있는 작품으로 추천한다.
스토리를 읽는 내내 많은 의문이 들었다. 특별하게 사회와 연관이 되는 내용은 아니었다. 그저 순수한 호기심이었다. 예를 들면, 다른 일도 아닌 꽃거지를 찾기 위해 자유롭게 연차를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들이었다. 그 지점이 판타지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또한, 의연의 이야기로부터 현실감이 느껴졌다. 혈혈단신으로 살아가는 일이 녹록치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에 동정심이 들었다.
그러다 언급했던 것처럼 가볍게 생각하고 읽었는데 결말을 읽으면서 무겁게 와닿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그래서 의연에게 동정심이 더욱 커졌다. 기구하다는 느낌마저도 들었다. 한 사람의 인생에 이렇게까지 과도하게 안 좋은 상황을 연속적으로 경험하게 만들 수 있을까. 물론, 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그 비극이 밝게 풀리는 편이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답답한 느낌은 어쩔 수 없었다.
어쩌면 mbti의 T 성향으로 살아온 의연의 배경이 이해가 될지도 모르겠다. 혼자 살아남기 위해 타인에게 하는 공감은 사치였을 것이고, 조금 더 해결책을 찾는 방향으로 성격이 형성되는 건 당연할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의연이 망설이거나 무시했을 타인의 공감까지 이해할 수는 없었다. 살아가면서 공감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이 작품을 통해 깊이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