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도와 경도 달달북다 9
함윤이 지음 / 북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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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무엇인가 시작되고 있었다. / p.10

이 책은 함윤이 작가님의 단편소설이다. 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지금까지 이 시리즈를 모두 읽었기 때문이다. 취향에 맞지 않았던 작품들도 있기는 했지만 기억에 꽤 남는 작품들도 있었다. 첫 시리즈였던 김화진 작가님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와 백온유 작가님의 <정원에 대하여>가 딱 그 케이스였다. 또한, 예소연 작가님의 <어느 순간을 가르키자면> 역시도 좋은 느낌을 받았다는 측면에서 나름 신뢰도가 쌓였다.

함윤이 작가님의 작품은 작년에 읽은 <2024년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통해 처음 접했다. 조금 독특한 물건으로 등장한 자개장이 꽤 임팩트가 있었다. 시간이 흐르다 보니 온전히 모든 줄거리를 이해할 수는 없지만 당시에 그렇게 안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늘 믿고 읽는 시리즈의 신작이어서 호기심이 생겼다. 좋은 느낌이 들 것이라는 나름의 기대도 있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위도와 경도이다. 연구소의 테스트로 처음 만난 위도와 경도의 서로에 대한 첫인상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닌 듯하다. 안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서먹한 사이다. 어색했던 두 사람은 동갑이었고, 조금씩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다. 우주정거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면서부터 두 사람은 지구에 도착하게 된다. 그리고 폭탄 선언을 한다.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을 갈라 놓았으나, 쉽지 않다. 결국 두 사람은 다시 붙게 되었지만 우미라는 인물이 감시하기에 이른다.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었다. 작품에 가장 큰 메리트가 짧은 페이지 수라는 점이다. 100 페이지도 안 되다 보니 금방 완독이 가능했다. 삼십 분도 채 걸리지 않은 것 같다. 거기에 딱히 이해력을 필요로 하는 내용도 아니어서 더욱 속도감이 붙었다. 하이틴이라는 주제에 맞게 로맨스 작품 중 하나로 읽혀지기도 했다. 아마 가볍게 읽고 싶은 독자들에게는 나름 흥미로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읽는 내내 두 사람의 나이가 가장 의문점으로 다가왔다. 하이틴을 이미 알고 읽었기 때문에 이들이 나이를 언급하기 전까지는 당연히 청소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어린 나이라면 애초에 우주로 떠날 일이 없었을 테니 대충 고등학생이지 않을까. 적으면 고등학교 1학년, 많으면 고등학교 3학년 정도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이들은 나이가 스물일곱이라고 했다. 과연 스물일곱이 맞을까. 자신들을 어른이라고 믿는 청소년이 아니었을까.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까지 청소년이라는 믿음이 들었다. 어쩌면 스스로를 어른이라고 믿는 청소년 시기의 특징이라고 믿고 싶다. 스물일곱인데 굳이 성인의 사랑을 연구소 직원들이 뭐라고 막을 필요가 있을까. 하이틴이라는 게 나름의 이유는 있을 것 같다. 풋풋한 매력보다는 패기가 넘쳤던 사랑의 단면처럼 와닿아서 조금은 새롭게 와닿았던 작품이었다. 미래보다는 오늘의 사랑을 위해 사는 이들이 부러움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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