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트 - 고통을 옮기는 자, 개정판
조예은 지음 / 북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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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넌 이제 돌이킬 수 없어. / p.12

기본적으로 타인을 온전히 공감할 수 없다고 보는 입장이다. 고통 역시도 비슷하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다고 해도 이를 온전히 느낄 수 없다. 특히, 몇 개월 전에 아버지께서 죽는 것이 더 낫겠다는 말씀을 하실 정도로 많이 아프다는 말씀을 하셨다. 통증은 나 역시 경험했던 고통이지만 온전히 이를 이해할 수는 없었다. 의사 선생님의 말씀으로는 출산하는 고통에 견줄만하다는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미혼인 나는 그 역시도 피부에 와닿지 않았다.

이 책은 조예은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이제는 믿고 읽는 작가님 중 한 분이지 않을까 싶다. 단편소설 중 No.1을 뽑는다면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라는 작품을 뽑는다. 작년에는 드라마로 나온 기억도 있는데 그 역시도 재미있게 보았을 정도이다.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몇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임팩트가 강하다. 그래서 어지러운 순간들마다 자연스럽게 조예은 작가님의 작품을 찾는데 초기작 개정판이라고 해서 기대가 되었다.

소설에는 이창이라는 이름의 형사가 등장한다. 다들 원하는 도시 발령을 마다하고 시골에 내려왔다. 그에게는 채린이라는 조카가 있는데 희귀병으로 많이 아픈 상황이다. 채린의 부모는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는데 과거 채린의 어머니이자 이창의 누나가 희귀병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그때 사이비 종교의 의식으로 희귀병이 나았고, 이창은 다시 한번 기적을 위해 고향에서 조카를 구하고자 한 것이다.

이창은 당시 누나의 희귀병을 낫게 해 주었던 소년을 찾는다. 사이비 종교 교주의 아들이라고 불렀던 인물이다. 그 과정에서 란과 찬을 알게 된다. 란과 찬은 형제 사이면서 사이비 종교 교주와 그의 형제에게 쫓기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창은 그들을 수소문하지만 권력에 눈이 먼 인물들의 방해와 란,찬 형제의 비밀들이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절정에 치닫게 된다. 이창은 채린의 병을 낫게 해 줄 수 있을까.

역시나 전반적으로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었다. 조예은 작가님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 바로 술술 읽혀지는 문체와 몰입하게 만드는 스토리텔링에 있다고 생각하는 독자 중 한 명이다. 그래서 집중해서 읽다 보니 금방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퇴근 후 자기 전까지의 시간을 이용해 이틀에 걸쳐 나눠서 읽을 계획으로 펼쳤지만 그것조차도 포기하게 되었다. 대략 두 시간에 모두 완독이 가능했다.

그동안 가족이나 친한 친구들이 아플 때마다 '내가 대신 그만큼 아파 주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바람이 활자로 열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작품이었다. 물론, 작품의 내용은 악랄한 자들이 란과 찬 형제들을 이용하는 전개로 흘러가서 성악설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지만 조카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창의 모습들은 인상적이었다. 조예은 작가님의 작품은 초기작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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