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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집 2 - 11개의 평면도 ㅣ 우케쓰 이상한 시리즈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5년 2월
평점 :
#도서제공

'이상한 집'이 전국 상상 이상으로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p.7
평면도 보는 것을 많이 좋아하지만 정작 잘 알지는 못한다. 그냥 그림이라는 자체를 좋아하는 느낌이다. 기호조차도 모른다. 그런데 종종 집에 분양이나 임대 관련 전단지를 보면 평면도를 가장 먼저 펼친다. 평수조차도 관심이 없다. 그렇게 봤으면 이해할 법도 한데 삼십 년이 지난 지금도 까막눈이다. 왜 좋아하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참 스스로도 신기하다고 느낀다.
이 책은 우케쓰라는 일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몇 년 전에 <이상한 집>을 읽었다. 같은 작가의 <이상한 그림>도 읽었는데 흥미로움에서 끝났다. 전자보다는 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집 평면도를 생각하면서 스토리를 이해한다는 게 조금은 버겁게 느껴졌던 것 같기도 하다. 당시에는 추리 스릴러 장르의 작품을 조금씩 읽던 시기였던 터라 크게 관심이 없던 것도 한몫했다. 이번에 신작이 발간되었다고 해서 기대가 되었다.
1편이 발간된 이후 사람들로부터 집에 대한 각종 괴이한 제보를 받았다고 한다. 할머니와 어머니, 동생을 죽인 소년의 집에서부터 화장실을 가다가 사망한 할머니, 특이한 구조의 물레 방앗간에서 벌어진 일, 딸과 아빠의 사랑스러운 실 전화기 놀이로부터 비롯된 사건에 이르기까지 그렇게 화자는 열한 곳의 특이한 공간을 취재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건축 쪽의 전문가인 구리하라라는 인물이 각각의 해석을 알려 주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었다. 초반에는 걱정이 되었다. 1편에 비해 약 100 페이지 이상 늘어난 두께여서 지레 겁을 먹었던 탓이다. 읽기 전에 후기를 하나씩 보면서 두께에 대한 언급을 종종 봤는데 정작 손에 잡으니 생각보다 많이 두꺼웠다. 그럼에도 평면도를 읽는 방법이 설명되어 있고, 나중에는 사건들의 요약들이 등장해서 이해가 어렵지 않았다. 대략 세 시간에 모두 완독이 가능했다.
하나의 사건이 인상적으로 남기보다는 결말이 인상 깊게 남았다. 물론, 추리 스릴러 장르의 작품들은 결말에서 임팩트가 남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그게 유독 강하게 와닿았다. 사실 평면도가 없는 사건도 있었는데 당시 그 페이지를 넘길 때에는 '이거 집이랑 상관도 없는데 왜 있는 거야. 잘못 실린 건가?'라는 착각이 들기도 했다. 결론적으로는 그 사건도 엔딩을 위한 큰 그림의 사건이었다.
구리하라의 추리가 완벽하다기에는 부족해서 의문이 들었던 부분도 있었다. 딱 맞는 퍼즐보다는 약간 공간이 남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보면 완벽한 그림이었다. 그 그림을 보는 순간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재미있었다. 11 개의 사건과 평면도가 하나로 연결되는 순간은 못 잊을 듯하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1편보다는 2편의 확실히 몰입감이 높아서 만족스러웠다. 이후 3편도 나온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