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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일의 레시피
이부키 유키 지음, 김윤수 옮김 / 모모 / 2024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제는 솔직하게 말할 수 있다. / p.9
이 책은 이부키 유키라는 일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그동안 출판사에서 발간한 여러 작품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추리 장르처럼 대부분 자극적이거나 강렬한 느낌 또는 로맨스 장르처럼 몽글몽글한 설렘을 주었는데 힐링 장르의 작품이었던 <88번 버스의 기적>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아직도 런던의 풍경과 세대를 넘은 우정이 머릿속으로 그려질 정도로 좋았던 작품이어서 이번에도 힐링 장르의 신작을 고르게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오토미네 가족이다. 오토미는 한 가정의 엄마이자 아내였으나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다. 가족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남편인 료헤이는 세상을 다 잃은 듯했고, 딸 유리코는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이후 친정에 내려왔지만 료헤이와는 갈등으로 전적으로 항상 유리코 편에 섰던 오토미를 그리워한다. 각자의 고통으로 힘들어하던 이 가족에게 이모토라는 이름의 한 사람이 다가온다. 오토미가 유언장을 남겼다는 것이다. 그 유언장을 실행하기 위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술술 읽혀졌던 책이다. 출판사의 작품들을 금방 완독했던 터라 금방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그 예상보다 빠르게 완독이 가능했다. 320 페이지 정도의 작품이었는데 두 시간에 모두 읽었다. 아마 현실적으로 상상하다 보면 쉽게 몰입할 수 있었고, 푹 빠져서 읽다 보니 마지막 장을 넘기고 있었다. 아마 가족 이야기가 주제인 작품들은 늘 그랬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가족의 성장이 가장 인상적으로 남는다. 처음에는 누구나 그렇듯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도 없이 사랑하는 가족을 보냈고, 우울하고도 힘든 시간을 하루하루 살았던 이들이었다. 특히, 료헤이는 식음을 전폐했고, 유리코는 마냥 오토미 생각에 힘들어했다. 그런 이들이 유언장을 가지고 점점 주도적으로 실행하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뭉클했다. 오토미의 사랑을 인생 연표로 다시금 깨닫고 살아가려는 의지를 보인다는 게 공감이 되었다.
읽는 내내 써니의 마지막 장면이 떠올랐는데 완독 후 책 소개를 보니 언급이 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작년에 아버지를 떠나보냈다는 점에서 더욱 울컥하면서 읽었다. 어쩌면 하늘에서 사랑하는 가족들이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기를 원하셨을 텐데 너무 빈자리만 생각하면서 그리워하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돌아 보았다. 아마 시간이 지나 어느 정도 온전히 받아들일 시기가 된다면 더욱 크게 와닿을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