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복사꽃
김단비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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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모두 불공평하다 해도 날씨만은 모두에게 평등했다. / p.10

이 책은 김단비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얼마 전 읽은 작품이 역사와 관련된 소설이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역사적인 소재를 중심으로 한 작품이 궁금했다. 역사적 배경을 다루고 있는데 좋아하는 로맨스 장르의 작품이라면 조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해방 이후의 시대를 다루고 있는 책은 그렇게 읽지 않은 듯해서 오히려 기대가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도야라는 인물이다. 부잣집의 규수처럼 지낸 듯하지만 사상적인 차이로 집을 나온 인물이다. 혼자 살게 되면서 명문대학교를 포기하고 국수집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학교 내 사상 동아리에는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어느 날, 총상을 입은 이한이라는 인물을 만난다. 도야는 이한을 정성껏 보살폈으며, 서로에게 감정적인 교류가 생긴다. 그러다 이한은 도야를 구해 주는 일이 생겼다. 반면, 정치 깡패로 이한을 오해가 되면서 멀어지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술술 읽혀졌다. 부끄럽지만 역사적 지식이 그렇게 깊은 편이 아니어서 역사 로맨스라는 주제가 기대가 되면서도 그만큼 걱정이 비례했다. 그런 걱정이 기우에 불과할 정도로 흥미로운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300 페이지가 조금 넘는 작품이었는데 두 시간에 모두 완독이 가능할 정도로 재미있었다. 두 사람의 미묘한 긴장감이 몰입감을 높였다. 만족스러웠던 이야기로 기억이 된다.

개인적으로 두 사람의 신분이 가장 인상적으로 남았다. 도야와 이한은 서로에게 감정을 느끼고 있지만 이를 서로에게 표현하지 않는다. 오히려 국수집 사장님께서 두 사람을 잇기 위해 좋은 말을 건넨다. 그러나 두 사람에게는 장애물이 많았다. 도야를 좋아하는 인물과 도야와 약혼을 하기로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인물, 도야를 좋아하는 누군가와 정혼을 약속한 사이 등 많은 장애물이 있었다. 거기에 도야와 이한 사이에는 드러나지는 않지만 신분적 차이가 크기 때문에 더욱 가까울 수 없었다.

보통 양반과 천민 등 우리가 흔히 아는 신분적 차이로 서로 만나지 못한 작품들을 많이 읽었기 때문에 두 사람의 장애물들이 크게 이해되지 않았다. 잘 사는 규수집 지식인 여성과 배운 것이라고는 주먹밖에 없었던 남성의 사랑이 어울릴 듯하면서도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이 마음 아팠다. 잘 어울리는 사이가 아니었다면 미련 없이 그냥 책장을 덮었을 텐데 나름 어울린다는 측면에서 너무 안타까웠다.

역사적인 사실이 담긴 로맨스 이야기라고 해서 <사의 찬미>라는 작품이 떠올랐다. 비슷한 결이라는 예상을 했었고, 그 느낌을 상상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는 많이 다른 작품이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후루룩 읽을 수 있어서 그 지점이 만족스럽다는 느낌을 주었다. 현실적인 문제나 걱정을 조금이나마 잊을 수 있게, 그리고 푹 빠지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어서 좋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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