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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에이저
신아인 지음 / 한끼 / 2024년 8월
평점 :

나 연애 필요 없어. / p.7
이 책은 신아인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제목인 '킬에이저'라는 단어가 생소해서 오히려 호기심이 생겼던 작품이다. 어느 정도 10대가 사람을 죽였다는 의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소설에서 만들어낸 하나의 단어인지 원래 있는 단어인지 그것도 궁금했다. 인터넷을 검색했을 때에는 딱히 나오지 않았는데 묘하게 끌려서 선택했다. 한국 작가의 스릴러 작품을 또 오랜만에 읽는다는 기대감이 컸다.
소설의 주인공은 해수라는 인물이다. 그녀는 야먕을 가진 프로파일러이다. 경찰의 꼭대기까지 올라가기 위해 누구보다 커리어를 쌓을 정도로 열정이 넘쳤다. 그런데 가정에서는 소홀한 어머니이기도 하다. 한 명의 직업인이자 프로파일러로 살아가고 있지만 한 명의 어머니로서는 살고 있지 않았다. 범죄 심리만큼은 자신있지만 아들인 도윤에 대해 아는 것이 무지했다. 그러던 해수의 문자에 아들 도윤이 문자를 보낸 것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된 내용은 아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고, 해수가 이를 파헤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전반적으로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다. 평소 프로파일러라는 직종 자체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소설의 주인공 설정에서부터 몰입할 수 있었다. 거기에 커리어우먼이나 워킹 맘 등 주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인물들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와닿았다. 반면, 인물들의 이름을 외우는 게 약점인 나로서는 도윤을 둘러싼 친구들이 많이 등장하다 보니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이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너무나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지점에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는 촉법소년이다. 뉴스에서 종종 어린 친구들의 범죄에 대한 보도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럴 때마다 처벌 연령을 낮추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고, 그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는 편이다. 청소년의 최소한의 보장은 필요하겠지만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은 그에 걸맞는 책임을 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도윤과 그가 다니는 학교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쭉 읽어가면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촉법소년에 대한 많은 생각을 들게 했었다.
두 번째는 욕심이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해수의 욕심으로 표현할 수 있다. 커리어로서의 욕심과 어머니로서의 욕심 이렇게 두 가지가 떠올랐다. 커리어를 포기할 수 없으니 어머니로서는 소홀하게 지낼 수밖에 없는 해수가 아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 벌인 살인사건을 커리어를 위해 이를 맡게 된다. 갈수록 몰랐던 도윤의 모습들을 알게 되는데 이 내용들을 읽으면서 무지한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윤의 성적이나 미래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외부적으로만 이를 지원할 뿐 진정으로 아들 도윤을 위한 길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점. 학벌주의나 사교육의 과열 등의 현실적인 이야기와 덧붙여 와닿았다.
가장 좋아하는 장르를 한국 작가님의 작품으로 읽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나름 흥미로운 주제를 가진 내용의 추리 스릴러 미스터리 장르들이 많았지만 이렇게 현실적인 문제와 맞물려 경각심을 주었던 작품들이 적었던 걸로 기억한다. 처음에는 어머니의 사랑 또는 청소년의 범죄 그 자체로만 이야기가 전개될 것이라 예상했는데 그것을 뛰어넘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던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