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망자, ‘괴민연’에서의 기록과 추리
미쓰다 신조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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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쇼 아이가 그 꺼림칙한 일을 체험한 건 열 살 적 여름, 해 질 무렵이었다. / p.9

이 책은 미쓰다 신조라는 일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호러 장르의 작품을 즐겨 읽는 독자라면 모를 수가 없는 이름이 바로 미쓰다 신조 작가이지 않을까 싶다. 원래 호러 소설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이렇게 무더위가 판을 치는 시기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추리, 스릴러, 미스터리, 호러 등 시원하게 등을 오싹하게 만들 장르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졌다. 그러던 중 신작을 알게 되어 이렇게 선택했다.

소설의 주인공은 도쇼 아이라는 인물이다. 열 살 무렵에 할머니 댁에 자주 놀러 간 듯했는데 그곳에 해안선 따라 망자의 길이라는 곳이 있었다. 도쇼 아이는 멀게 돌아서 안전하게 갈 수 있는 길이 있었음에도 할머니 걱정에 해가 지가 난 이후에 망자의 길을 통해 귀가하게 된다. 그러던 중 귀신인지 인간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 무언가와 마주친다. 공포감을 느꼈지만 꿋꿋하게 집에 도착했고, 그렇게 도쇼 아이는 성장해 대학교에 입학한다.

도쇼 아이가 다니고 있는 무묘대학교에는 괴이 민속학 연구실이라는 곳이 있었다. 그곳의 교수로 있는 도조 겐야의 부탁으로 덴큐 마히토에게 괴담을 전해 주게 된다. 주된 이야기는 도쇼 아이가 전해 주는 괴담과 이를 풀어나가는 덴큐 마히토의 이야기로 전개가 된다. 도쇼 아이가 열 살 때 경험했던 기이한 사건을 시작으로 총 다섯 편의 이야기가 연작 소설처럼 실려 있는 작품이다.

전반적으로 술술 읽혀졌던 작품이다. 사실 그동안 미쓰다 신조의 작품을 두세 편 정도 읽었던 기억은 있지만 그렇게까지 인상 깊게 남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호러 장르의 작품을 많이 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선호하는 편이 아니어서 사적인 취향과는 조금 멀었던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계절이 맞아 떨어진 탓인지 몰라도 꽤 재미있게 읽었고, 그만큼 금방 완독할 수 있었다. 400 페이지가 넘는 분량인데 세 시간 정도 걸렸다.

개인적으로 초반에 두 이야기에 몰입이 되어 인상 깊게 남았다.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첫 이야기는 주인공 도쇼 아이의 이야기이다. 도쇼 아이의 할머니께서 거주하신 마을에는 바다를 접하고 있는 곳이었는데 원한을 가지고 뛰어든 자가 많다 보니 망자의 길에서는 귀신을 목격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도쇼 아이는 귀가하는 길에 본 그 남자를 할머니의 경고처럼 무겁게 받아들였는데 덴큐 마히토의 추리에 따라 다른 전개로 이해하게 된다.

그밖에도 머리가 없는 여성의 이야기, 배가 갈라진 상태로 발견된 아이들의 연쇄 살인 이야기, 요괴를 연구하는 대학교 동아리의 이야기 등 그동안 괴담처럼 들려온 내용들을 재구성한 이야기들이 꽤 무섭게 느껴졌다. 물론, 일본의 괴담을 바탕으로 전개된 내용이다 보니 조금 낯선 용어나 내용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것을 제외하고 읽더라도 호러 장르의 작품을 즐겨 읽는 독자라면 충분히 재미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극히 사적인 기준만 보더라도 미쓰다 신조 작가의 작품 중에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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