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킹버드 월터 테비스 시리즈
월터 테비스 지음, 나현진 옮김 / 어느날갑자기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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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거대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으로. / p.10

이 책은 월터 테비스라는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퀸스갬빗>이라는 넷플릭스 드라마 원작 소설의 작가로 알려진 사람이다. 원작을 먼저 읽자는 생각으로 다른 작품을 섭렵하던 중 이 작품 역시도 세 편 중 하나에 속했다. 전에 읽었던 <컬러 오브 머니>와는 다르게 SF 적인 이야기가 담긴 작품으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조금 더 흥미로웠다. 어떤 이야기일지 너무 궁금해졌다.

소설의 주인공은 폴이라는 인물이다. 글을 읽을 줄 아는 인간이다. 메이크 나인이라는 넘버를 가진 로봇 시포포스를 찾아가 글을 읽을 줄 안다고 말했다. 시포포스는 테스트를 한 이후 과거 무성 영화를 보는 업무를 준다. 로봇들이 지배하고, 감정이 마약 하나로 지배가 되는 세상에서 살던 폴은 무성 영화를 보면서 그동안 누린 것들에 대한 의문을 가진다. 그러던 중 동물원에서 몰래 거주하고 있는 메리 루라는 여성을 만난다. 그녀와 가까워질수록 사랑의 감정을 느꼈고, 결국 두 사람은 연인이 된다.

술술 읽혀졌던 책이었다. 이 부분은 <컬러 오브 머니>를 읽은 이후에도 느꼈던 지점이다. 보통 한 작가의 작품을 일고 나면 환기 차원에서 다른 작품을 읽게 되는 편인데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 아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 책을 바로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체가 적응이 되다 보니 더욱 쉽게 읽었던 것도 있고, SF 소설치고는 그렇게 어려운 용어나 단어들이 없었다. 그래서 더욱 좋았다.

개인적으로 읽는 내내 '로봇도 공허함을 느끼는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은 폴이지만 그에게 스포포스는 큰 역할이다. 그러면서 스포포스의 이야기도 펼쳐지는데 누가 봐도 똑똑한 로봇인 메이크 나인이지만 뭔가 쓸쓸함이 보였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쓸쓸함, 공허함, 외로움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 느껴졌다. 심지어 로봇이지만 죽고 싶다는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새로운 부분이었다. 그동안 로봇은 감정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사는 사람으로서 꽤 흥미로웠던 지점이다.

그러면서 SF소설보다는 로맨스 소설이라는 느낌도 받았다. 폴과 메리 루의 관계를 보면서 그런 감정이 들었다. 반대가 끌리는 이유라는 문구가 떠오르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자유로운 영혼으로 표현할 수 있는 메리 루를 보면서 사랑에 빠지는 폴의 모습을 볼 때마다 내 감정이 뭔가 요통치는 듯했다. 보는 내가 다 설렜다. 폴이 법을 어겨 메리 루와 헤어지게 되는 순간에는 마음이 아팠고, 감옥에서 메리 루를 그리워하는 폴의 순정은 참 많은 감정을 안겼다. 이런 부분에서는 로맨스 작품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지극히 사적인 취향으로는 이 작품이 전에 읽었던 <컬러 오브 머니>보다 더욱 가까웠다. 두꺼운 페이지 수를 가진 작품에도 멈추지 않고 완독해서 푹 빠질 정도이다. 앞으로 이 작가의 작품들을 하나하나 더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다. 영미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독자들도 로맨스를 좋아한다면 누구나 흥미로운 감상을 남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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