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살인 계획
김서진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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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는 아마 죽었을 것이다. / p.12

이 책은 김서진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표지가 너무 강렬해 선택하게 된 책이다. 처음에는 칼로 찍은 음식이 케이크인 줄 알았는데 다 읽고 나니 육고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뭔가 일상을 잊고 싶을 때 읽는다면 환기를 시킬 수 있는 작품일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랜만에 읽은 한국 작가의 추리 스릴러 장르의 소설이어서 그 지점이 가장 기대가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홍진이라는 인물이다. 남편에게 살해당할 뻔했고, 아이를 잃은 여자다. 절에서 일을 하던 중 알게 된 소명이라는 아이가 자살을 선택한다. 소명은 홍진에게 이지하를 죽여 달라는 부탁을 했다. 살해 계획이 계속 실패하는 와중에서도 이지하를 쫓았는데 그러던 중 그의 친구이자 경찰인 서화인을 만난다. 사람을 죽이는 일을 물었던 홍진이 신경 쓰이던 화인은 홍진의 주위를 맴돌고, 과거 '이정아 살인 사건'을 수면 위로 올리고자 했다.

스토리 몰입이 빠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00 페이지가 조금 넘는 작품이었는데 어지간해서는 조금 읽다가 휴식을 취하는데 이 작품을 읽는 내내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덕분에 두 시간에서 두 시간 반 사이에 완독이 가능했다. 약간 미친다는 느낌이 들면서도 술술 읽혀지는 게 흥미로웠다. 이야기 자체가 독자를 붙들게 하는 매력이 있었던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 인물들에게 공감이 되지 않아 이 지점이 가장 흥미로웠다. 홍진은 정신에 문제가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지하를 죽이기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이지하가 소명을 죽게 만든 범인이라는 증거가 너무 허술하다. 소명과 홍진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남들이 보면 자연스럽게 둘째손가락을 머리 옆에서 돌리는 포즈를 취할 듯하다. 그만큼 진짜 미쳤다고 보이는 인물이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홍진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범인으로 지목된 이지하도 초반에는 주변에서 볼 법한 돈 많은 사업가인 줄 알았는데 중반부에서는 홍진 못지 않게 미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도 홍진과 심리적으로 밀리지 않는 면이 보통 사람은 아니라는 느낌이었다. 그나마 정상적인 인물이 화인이었는데 그 역시도 약간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면이 있었다. 그밖에도 화인이 잠깐 만났던 공무원의 정체 역시도 비정상이었다.

읽는 내내 머릿속이 도파민에 잔뜩 절여진 느낌을 받았던 작품이었다. 그동안 일본 장르 소설을 종종 읽기는 했었지만 이렇게 자극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계속 미친 인물들의 이야기들을 읽고 나니 '내가 정상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일상에서 힘들었던 점은 잠시 있고, 독서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러나 스토리는 재미로 읽고 끝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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