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커 래빗홀 YA
이희영 지음 / 래빗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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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여전히 어렵고 두렵기만 했다. / p.12

이 책은 이희영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청소년 소설 중 하나인 '페인트'라는 작품의 리뷰를 본 기억이 있다. 그밖에도 책 읽는 분들의 인스타그램에서 추천 도서로 종종 등장했던 작품이어서 시간이 될 때 언젠가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 작가님의 신작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선택했다. 취향에 맞는다면 다른 작품들도 하나씩 읽을 계획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나우라는 남성이다. 서른이 넘었지만 어른이 무엇인지 답을 찾지 못했다. 나우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친한 이내라는 친구가 있었다. 이내는 고등학교 때 세상을 떠났다. 이내의 여자 친구인 하제를 예전부터 짝사랑했었는데 혼자 이를 꽁꽁 숨겼다. 이내가 세상을 떠난 이후 시간이 흘러 하제와 연인이 된 나우는 다른 친구들의 조롱을 들으면서도 하제와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나우가 친구로부터 하제와의 관계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듣고 난 이후 어느 바를 들어가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바텐더는 나우에게 무알콜의 칵테일을 권했고, 이를 마신 나우의 세상은 바뀌었다. 열아홉이 된 것이다. 사고로 세상을 떠났던 이내가 있었고, 하제와 연애 중이었던 것이다. 운명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 나우에게 벌어진 일, 그리고 다시 돌아갔던 다른 시점에서의 일이 펼쳐진다.

전반적으로 술술 읽혀졌다. 어느 부분에서는 청소년 문학으로 착각할 정도로 이해도 쉬웠고, 문체도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페이지 수도 300 페이지가 되지 않으니 금방 읽을 수 있었다. 퇴근 이후 자기 전까지 두 시간 안에 완독이 가능할 수준이었다. 아마 이런 류의 작품들을 흥미롭게 읽은 독자들이라면 이 작품 역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나우가 생각했던 어른의 고민들이 가장 크게 와닿았다. 책의 내용에서 월급 통장에서 카드값이 빠져 나가는 것을 본다면, 조카에게 줄 용돈이 고민된다면 등 어른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공감이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어른이냐고 묻는다면 물음표를 달게 되는데 이 지점이 나우의 고민과 맞닿아 있었다. 하필 나이대도 비슷해서 더욱 공감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우정과 사랑 사이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나는 읽는 내내 '어른'과 '현재에 충실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하나의 성장 소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나우가 하제와 결혼까지 한다는 것은 지극히 사적인 상식으로는 조금 이해가 안 되기도 했지만 어차피 시간은 흘러가니 지금에 충실하자는 바텐더의 뉘앙스가 가장 마음에 깊이 남았던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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