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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들마치 1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6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 민음사 / 2024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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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대개 그녀가 놀랍도록 똑똑하다고 말했지만 동생 실리아가 더 상싱적이라고 덧붙였다. / p.13
이 책은 조지 엘리엇이라는 영국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도러시아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녀는 남편으로 하여금 꿈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나이 차이가 많은 목사 캐소본을 선택했다.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평강 공주와 같은 스타일의 여성인 듯하다. 지적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 당시 시대상으로 여성의 한계가 분명하게 드러나기에 도러시아는 남편인 캐소본을 통해 이러한 욕망을 이루고자 했다. 그밖에도 의사인 리드게이트와 로저먼드, 프레드 빈시와 메기 가스라는 인물까지 세 커플의 이야기를 통해 빅토리아 시대의 결혼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에 대해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평을 받았고, 자주 구독하는 유튜브 영상에서도 언급이 되었던 터라 평소 고전 문학에 관심이 없던 나에게도 흥미가 생겨 선택한 작품이었다. 심지어, 로맨스 고전의 전형이라고 알려진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마저도 아직 읽지 않은 독자여서 더욱 걱정이 컸다. 이 두꺼운 페이지 수와 영미소설의 약점이라는 핸디캡을 과연 견디고 완독할 수 있을까. 작품성이야 더 말할 것도 없겠지만 온전히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반신반의의 마음으로 시작했다.
생각했던 것만큼이나 초반에는 참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선, 영미소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들이 더디게 읽혀졌다. 분명 이름이 하나인데 어느 순간에는 성으로, 또 어느 순간에는 이름으로 부르는 게 낯설었다. 도러시아라는 인물도 처음에는 브룩으로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도러시아라는 불리기도 하는데 동일 인물이라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다시 돌려서 읽게 되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어디까지 영미소설에 익숙하지 않은 개인적인 독자의 답답함이었다.
이 어려운 점들을 이겨내고 1권을 끝까지 완독할 수 있었던 것은 어느 지점에서부터 도러시아라는 인물에 몰입이 되어 있었던 자신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세대가 바뀌어 스스로 자기개발을 하면서 발전할 수 있지만 당시의 여성들도 지금의 여성들처럼 분명히 더 배우고 싶고, 더 발전하고 싶은 욕망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당시의 보수적인 분위기에서 남편이라는 남성을 통해 지적인 욕망을 채울 수 있다는 점이 지극히 개인적으로 서럽게 다가오기도 했다.
언급했던 것처럼 리드게이트와 로저먼드, 프레드 빈시와 메기 가스의 이야기가 펼쳐지기는 했지만 도러시아의 감정 자체에 큰 공감을 하다 보니 생각보다는 크게 관심이 있는 인물들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누군가는 결혼관에 집중해서 읽게 되었지만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당시의 여성을 바라보는 시대상에 더욱 초점을 맞추어서 새롭게 와닿았던 작품이었다. 2편에서는 다른 이들처럼 결혼관을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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