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드라마 : 공모전에 당선되는 글쓰기 - 공모전 당선의 10가지 원칙 & 워크북
오기환 지음 / 북다 / 2024년 4월
평점 :

드라마는 영상, 즉 동작으로 써야 합니다. / p.51
좋아하는 드라마 작품이 끝난 이후 2~3년간 매체 대신 독서에 집중했다. 드라마 보던 시간을 전부 책 읽기에 쏟다 보니 독서량이 많이 늘었고,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 사이에 인기를 얻었던 작품들마저도 개인적인 취향과 맞지 않아서 시작조차도 하지 않았다. 드라마 이야기만 나오면 나도 모르게 몇 년 전 시대 지난 작품들만 언급해서 고립이 된 듯한 느낌도 있었다.
아무래도 독서만큼이나 좋아하는 작가와 감독의 취향을 타는 편이어서 선호하는 작가의 작품이 아니라면 애초에 시도하지 않는 편이다. 책은 조금씩 취향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반면, 드라마는 아직까지 지극히 사적인 취향을 벗어나지 못한다. 인기가 많거나 작품성이 뛰어난 작품이라고 해도 선호하지 않는 장르면 볼 생각마저 접는다. 주변 지인들은 드라마 취향도 이렇게 대쪽같냐고 우스갯소리를 한다.
이 책은 오기환 선생님의 드라마 대본 작법서이다.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작가 취향이 아니라면 보지도 않는데 최근에 취향과 전혀 다른 작가의 작품을 보게 된 뒤로부터 드라마 대본에 관심이 생겼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책이다. 사실 추천사에 있는 작가님이 바로 그 작품을 집필하신 분이어서 더 눈길이 끌었다. 물론, 스타일과 결말은 취향과 다르게 흘러가서 의리로 보게 되었지만 드라마 대본이라는 분야에 흥미가 생긴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저자이신 오기환 선생님께서는 영화 연출자이자 시나리오 작가이신 분이다. 시나리오 창작 실기 박사 학위를 받은 대한민국 1호 작가님이시기도 하다. 그동안 영화와 드라마를 작업하셨고, 드라마 공모전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하셨다고 한다. 후배 시나리오 작가들과 드라마 대본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책을 발간하셨고, 드라마 공모전 당선을 위한 열 가지 원칙과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마치 선배님께서 하나하나 세세하게 알려 주시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어떻게 보면 관련 용어들이 등장하다 보니 어려울 수도 있을 텐데 그런 용어들에 대한 설명도 꽤 자세했고, 아예 드라마 대본에 대해 모르는 독자여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친절했다. 나 역시도 관련 전공자가 아닌 단순한 드라마의 팬으로서 조금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런 생각이 기우일 정도로 너무 좋았다.
개인적으로 초반에 적힌 내용들이 가장 신선하면서도 인상적이었다. 소설과 드라마 대본의 차이점을 언급해 주는데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드라마 대본을 마치 소설처럼 쓰면 안 된다고 말하는데 영상으로 제작이 되어야 할 글이기에 행동으로 표현이 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물론,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설명이었겠지만 드라마와 책을 둘 다 좋아하는 입장에서 그렇게까지 깊이 생각하지 않았기에 많이 놀랐다.
그밖에도 드라마 대본 공모전 수상을 꿈꾸는 이들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읽는 내내 드라마 작가뿐만 아니라 드라마를 사랑하는 이들도 읽는다면 보다 폭 넓게 드라마를 이해하고 애정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부터 단편적이고 평면적으로 보았던 드라마를 더욱 재미있게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한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이 지점이 가장 만족스러웠던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