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욕 - 바른 욕망
아사이 료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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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내일. 죽고 싶지 않아.'라는 것은, 어떤 상태일까요? / p.6

지극히 사적인 생각으로 '욕구'는 부정적으로 들린다. 뭔가 제어해야 될 것 같거나 숨겨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수면욕, 식욕, 관심 욕구 등 그렇게까지 나쁜 뜻이 아닌데 이상하게 그렇게 보인다. 욕구를 누르는 과정에서 어른으로서의 참을성이 생기는 듯해서 본능적으로 욕구가 들더라도 조절하려는 성향이 있는데 내려놓고 조금씩 바꿔야 될 필요성 또한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 책은 아사이 료라는 일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욕구에 대한 인식을 깨트릴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 선택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쾌락을 추구하는 욕망'이라는 의미로 성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거부감이 들었다. 출판사 소개와 제목의 한자를 보니 바를 정으로 쓰인 제목이어서 관심으로 바뀌었다. 사실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욕망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입장이다 보니 바른 욕망이라는 게 뭘까 싶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크게 세 사람이 등장한다. 검사 히로키와 가구 판매점의 직원 나쓰키, 대학생 야에코이다. 세 사람은 직업과 나이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눈 또한 다르다. 히로키는 학교 등교를 거부하는 아들과 갈등을 빚고, 나쓰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성적 취향으로 세상과 단절되어 있으며, 야에코는 세상의 다양성을 크게 이야기한다. 아무 관련도 없던 세 사람이 아동 성애자들이 체포된 사건에 대한 공통 분모로 연결된다.

읽는 내내 어렵게 느껴졌던 작품이었다. 문체는 술술 읽혀졌고, 사건들 역시도 크게 이해하기 힘든 부분은 없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주제가 주는 무거움이 강렬하게 와닿아서 생각하고 이를 곱씹으면서 읽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 보통 세 시간에서 네 시간 정도면 완독이 가능했을 텐데 이틀 정도 소요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단순한 장르 소설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

일본도 마찬가지겠지만 대한민국에서도 '소아성애'라는 게 범죄이자 부정적으로 인식이 되고 있다. 사실 나부터도 소아성애자에 대한 극단적으로 안 좋게 바라보는 입장이다. 사람 자체를 사랑하는 것에 대해 큰 편견이 없는 축에 속하지만 소아성애는 다르게 생각이 되는 것이다. 심지어 그것이 단순한 사랑의 욕구가 아닌 성적인 대상으로 본다면 더욱 거부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과연 이걸 성애 중 하나로 바라볼 수 있을까.

그러다 보니 읽는 내내 불편했다. 양성애자, 범성애자, 동성애자 등 다양한 사랑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다고 하면서 소아성애자는 용인할 수 없는가.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사랑의 다양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스스로에 대한 질문과 답변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 아무래도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작품의 내용이 충돌하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히로키의 성적 취향처럼 소아성애자로서의 네 사람 역시도 똑같은 결을 달리고 있을지도 모를 텐데 말이다.


책을 덮고 나서도 작품이 던지는 질문에 섣불리 대답할 수 없었다. 여전히 나는 '소아성애'를 바라보는 시각은 부정적일 것이고, 살아가면서 변하지 않을 듯하다. 그렇다고 해서 다양성을 인정할 수 있느냐 묻는다면 그것은 조금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너무나 파격적인 주제로 많은 생각을 던져 주었던 작품이어서 인상적이었지만 그만큼 불쾌하고도 씁쓸한 느낌이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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