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제1부 (2024 리뉴얼) - 우리는 신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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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신들이 존재한다면, 그들이 인류에게 가르친 것은 무엇일까? / p.8

이 책은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는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비교적 늦게 작품에 입문했기에 아마 어렸을 때부터 소설을 많이 접했던 독자들이라면 너무 잘 알고 있는 작가가 아닐까 싶다. 가장 취향에 맞았던 작품은 행성이었다. 원래 그렇게까지 몇 권으로 이루어진 장편소설을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재미있어서 꽤 오랫동안 붙들고 있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 개정된 작품이 발간되었다고 해서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팽숑이라는 인물이다. 평범하게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키우는 남편이자 아빠이자 의사였다. 비행기 사고가 추락하면서 사망하게 되었는데 깨어나보니 알 수 없는 곳이었다. 영문을 모르는 채로 주어진 상황을 파악하던 중 자신이 신 후보생이라는 것을 듣게 된다. 그것조차도 당황스러운 일이었는데 신 후보생은 114명이었으며, 그곳에서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신들이 마치 교수처럼 강의를 하는 세계였던 것이다.

신들의 과제를 수행하면서 낙제가 되면 탈락이 되는 곳에서 신 후보생들은 나름 그 안에서 본분을 다하는 듯하다. 학교와 다름이 없어 보이는 세계에서 사망 사건이 벌어진다. 첫 번째 피해자는 소설가로 익히 알고 있었던 쥘 베른이라는 인물이었다. 팽숑은 이러한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 쥘 베른을 마주쳤고, 절벽에서 떨어진 것을 알게 된다. 이후 쥘 베른뿐만 아니라 계속적으로 사건이 벌어지는데 가해자는 신들 사이에서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전반적으로 책장을 넘기기 힘들면서도 흥미로운 스토리를 담고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읽었던 작품들이 상상력을 많이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늘 어려웠다. 이번 작품 역시도 신들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그리스 로마 신화의 만화들을 기억속에서 소환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나오는 신들의 이름은 너무나 반가웠지만 어렸을 때 읽다가 포기했던 부분이어서 초반에는 더디게 페이지를 넘겼다. 그동안 단순하게 '신들의 사회는 어떻게 흘러갈까?'라는 막연한 생각에서부터 뻗어가는 가지들을 머릿속으로 그려내는 건 재미있었다.

작품에는 신들의 이름뿐만 아니라 친숙한 이름이 많이 등장한다. 서두에 언급했던 쥘 베른은 작가이며, 드뷔시는 화가로 알고 있다. 거기에 프레디의 애인으로 등장하는 마릴린 먼로 역시 한때 상징이 되었던 배우인데 이 지점이 흥미로웠다. 사실 모르는 이름들도 생각보다 있었는데 모르는 유명인이라는 생각에 어디까지 실존 인물이고, 어느 인물이 허구 인물인지 착각이 들 정도였다. 등장인물이 많은 작품들을 읽어내기 어려워하는 편인데 눈에 익다 보니 스토리를 이해하는 속도가 확실히 줄어들어서 이 지점이 만족스러웠다.

팽숑이 혼란스러움을 느끼면서 아프로디테에 대한 감정들이 꽤나 기억에 남았다. 아프로디테와의 사랑 이야기까지는 아니겠지만 신경 쓰는 느낌을 받았는데 2편에서는 어떻게 이 부분이 흘러갈지 많은 기대가 된다. 신들의 이야기에서 인간으로서 사유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이는 이어질 내용을 완독한 이후에 풀어볼까 한다. 그동안 사람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통해 인간에게 생각할 기회를 주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였기에 2편은 걱정보다 설렘을 더 크게 가지고 있기에 얼른 책장을 펼쳐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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