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11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단편 수상작품집
김민경 외 지음 / 북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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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가 되신 것을 축하합니다! / p.12

이 책은 김민경 작가님, 김호야 작가님, 이리예 작가님, 임규리 작가님, 김규림 작가님의 작품이 실려 있는 소설집이다. 작년에 같은 이름의 수상작을 읽었던 적이 있었는데 사적인 취미와 맞는 작품 하나가 유난히 인상적이었다. 수상작품집은 눈에 보이면 바로 읽는 편이다 보니 올해도 발간되었다는 소식에 바로 읽게 되었다. 늘 좋은 작품들을 읽었던 기억이 있기에 많은 기대가 되었다.

이번 수상작품집에는 총 다섯 편이 실려 있다. 마법소녀, 좀비, 도박, 인형, AI 등 다양한 화자가 등장했다. 전반적으로 음울하고 상황이 어려운 주인공들이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보여졌다. 오히려 그 지점이 평범한 일상적인 인물들처럼 보이기도 했다. 거기에 결말은 각자 분위기를 다르게 자아낸다는 점과 호러, SF 등 다양한 장르들의 매력이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

얇은 페이지 수여서 금방 후루룩 읽을 수 있었다. 흔히 말하는 국수템의 정석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AI가 등장했다고 해서 어려운 과학적 지식이 필요하지도 않았고, 좀비 이야기라고 해서 그렇게까지 무서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그래서 퇴근 이후 한 시간 반 정도에 모든 작품을 완독했다. 요즈음 책과 권태기를 맞이하는 중이었는데 그것을 날려버릴 정도로 흥미로운 작품들이었다.

사실 모든 작품이 다 인상적으로 남았다. 그 중에서도 어렵게 하나를 뽑자면 김규림 작가님의 <문을 나서며, 이단에게>라는 작품이다. 소설의 화자는 은둔형 외톨이로 살아가는 어머니이다. 그녀에게는 딸이 있었다. 딸은 어머니를 자꾸 밖으로 끌어내려는 편이었고, 어머니는 밖에 나오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듯하다. 그나마 직업이 글을 쓰는 스토리메이커라는 점에서 그나마 나을 뿐이었다. 딸은 집을 나갔다가 율이라는 이름의 안드로이드를 데리고 다시 돌아왔으나, 그 과정에서 이해하지 못하는 어머니와 갈등을 빚고 다시 나간다. 어머니가 이단이라는 편집자에게 쓰는 편지 형식의 글이다.

유일하게 장편소설로 만났던 작가님의 작품이었는데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돋아났다. 그 작품은 AI 안드로이드와 인간이 사랑에 빠질 수 있는지 질문을 던졌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 작품에서는 AI가 사랑하는 이를 대신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느꼈다. 안드로이드와 친구가 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머니가 결국에는 그 안드로이드를 찾는 것, 그리고 자신이 믿었던 누군가가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었다는 사실에서 오는 혼란스러움이 독자인 나에게 전달이 되었다. 지극히 개인적으로는 AI나 안드로이드는 어디까지나 기계라고 생각하는 입장이었는데 많은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었다.

어느 하나 버릴 스토리가 없었던 수상작품집이었다. 책의 마무리에 두 작가님의 심사평이 있었는데 어느 지점에서 공감이 되기는 했지만 나에게만큼은 참 만족스러웠던 작품들이었다. 오히려 길게 읽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좀비, 호러 등 불호 스타일의 소재나 장르의 작품들도 있었지만 그런 개인적인 취향까지 잊을 정도로 푹 빠져서 읽었는데 이렇게까지 모든 스토리가 마음에 들었던 작품집이 있었나 싶었던, 그만큼 만족스러웠던 소설집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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