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원, 은, 원
한차현.김철웅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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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 않은 상상이, 입에 올리기도 두려운 별별 상상들이 갈수록 성가시게 차연을 괴롭히고 있다. / p.8

이 책은 한차연 작가님과 김철웅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사실 그동안 로맨스 작품들을 종종 읽기는 했었지만 흔히 말하는 달달함의 끝이 오래 남은 적이 없었는데 요즈음 즐겨 보는 드라마가 로맨스의 끝을 달리고 있기에 부쩍 사랑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던 중 미스터리와 로맨스의 조합인 이 작품을 찾아 읽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로맨스 이야기는 중간 정도는 성공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더욱 기대를 가지고 책장을 넘겼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차연이라는 남자와 은원이라는 이름의 여자이다. 둘은 여섯 살 차이의 연상연하이자 600 일 정도 만난 커플이기도 하다. 차연이 연락이 되지 않는 은원을 찾아 나서다 은원의 집으로 찾아가는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회사로도 찾아갔지만 지지난주부터 연가를 사용해 자리에 없다고 했다. 그 시기는 차연과 은원이 함께 제주도 여행을 떠난 기점부터인데 그 어느 누구도 은원의 소재를 모른다.

경찰마저도 비협조적으로 실종을 대응하고 있던 중 차연에게 은원의 고모와 어머니로부터 연락이 온다. 그동안 은원이 가지고 있었던 해리성 기억상실증이라는 질병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이후 차연은 은원이 가지고 있는 비밀 그리고 사건의 진실에 다가간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차연의 시점으로부터 진행되며, 은원과의 첫만남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가 SF 장르로 연결되면서 흘러간다.

SF 장르가 결합되기는 하지만 어려운 난이도의 과학적 지식이 아닌 살짝 사이보그 비슷한 느낌이 풍기는 작품이어서 오히려 읽기 수월했다. 거기에 갑자기 사랑하는 연인이 사라졌다는 소재로부터 시작이 되기 때문에 나름 현실감도 가지고 있었다. 보통 수준의 페이지 수를 가진 작품이었음에도 두 시간 정도 완독할 정도로 금방 전반적으로 술술 읽혀졌다. 그렇게 어렵지 않아서 시간을 보내기에도 꽤 괜찮았다.

개인적으로 600 일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 보냈지만 은원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아는 것이 하나도 많지 않았다는 게 조금 의아하게 느껴졌다. 지극히 사적인 경험으로나 다른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연인이라고 하면 많은 것을 알아가고, 의지할 수 있는 관계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뭔가 처음 만난 커플처럼 두 사람은 가까운 듯 먼 사이처럼 보였다. 차연의 입장에서 서술이 되었기에 은원을 향한 마음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지만 과연 은원도 차연처럼 상대를 생각할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렇다 보니 생각했던 로맨스 장르와 달랐다. 아예 이별의 관계를 다룬 이야기 또는 보통 연인들의 이야기라고 하면 몰입하면서 읽었겠지만 연애 서사로만 본다면 얼음이 녹은 프라푸치노를 마신 듯한 기분이 들었던 작품이었다. 오히려 관계의 서사나 은원 개인의 사건보다는 각자의 서사에 초점을 맞추었는데 불안정한 직업을 가지고 있었던 차연으로부터 플랫폼 노동과 두 사람의 이름을 읽자마자 착각했었던 남녀에 대한 지극히 사적인 편견이 더 기억에 남았던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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