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상회 다이쇼 본격 미스터리
유키 하루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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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시작됐는데, 이건 바람직한 사태일까? / p.8

이 책은 유키 하루오라는 일본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방주의 이야기를 다루었던 전작이 꽤 흥미를 불러일으킨 작품으로 알고 있다. 이미 구매했지만 아직 완독하지는 못했는데 이번에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했다. 꽤 인기를 끌었던 전작이라면 이번 작품도 무엇인가 독자로 하여금 매력을 느끼게 할 무언가 있지 않을까. 처음 접하는 작가이지만 그 지점이 기대가 되어서 선택하게 되었다.

소설은 무라야마 고도라는 교수가 살해된 상태에서 발견되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같은 집에 살고 있는 서생이 고도의 시신을 발견했다. 고도 교수는 법의학 분야에서 인정받았던 사람이었다. 살인 사건이라는 그 자체로도 큰 충격에 빠질 일이었는데 연구소에서의 절도 사건과 교수상회라는 무정부주의 단체와 연루가 되면서 그야말로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그와중에 고도 교수의 조카인 미나카미는 3년 전, 그 집을 털었던 도둑 하스노에게 찾아가 사건을 의뢰한다. 그것도 탐정으로 말이다.

전반적으로 술술 읽히면서도 주제 자체가 조금 어렵게 느껴졌던 작품이었다. 스토리에 빨려 들어가는 매력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다이쇼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익숙하지 않았던 감이 있다. 특히, 무정부주의를 비롯한 사상 갈등에 대한 내용이 등장하기 때문에 몇 번 다시 돌아가 흐름을 파악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도 교수를 살해한 범인과 교수상회와의 관련성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재미가 느껴져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초반에는 하스노라는 인물에 대한 호기심이 들었다. 하스노는 천한 도둑으로 등장하지만 보통 도둑이 아니다. 영어를 비롯한 여러 외국어에 능통하면서 머리까지 좋은데 결론적으로 직업은 도둑이다. 그 이유를 파고들면 사람을 싫어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사람을 대하는 직업들이 많은데 도둑은 최대한 사람과 교류가 없기에 이를 직업으로 택했다는 것이다. 이 지점이 흥미로워서 책을 손에서 뗄 수 없었다.

도둑에게 탐정의 역할을 맡겼던 미나카미의 선택도 꽤 신선했다. 전개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기에 낯선 배경 속에서도 무사히 완독할 수 있었다. 무심하게 지나쳤던 단서들을 나중에 결말에 이르러 딱딱 맞아가는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나름의 카타르시스가 느껴질 정도로 만족감이 있었다. 왜 전작이 그렇게 인기가 많았는지 납득이 되었다. 덕분에 출판사에 대한 신뢰가 올라갔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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