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스 킹!!!
김홍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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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장사꾼 혹은 최악의 사기꾼. / p.10

이 책은 김홍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소설상 수상작이라는 문구를 보자마자 바로 읽게 되었다. 특히,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들은 그래도 익히 알고 있는 작품들이 많았다.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천명관 작가님의 고래, 많은 지인들로부터 추천받았던 은희경 작가님의 새의 선물 등 원래 수상작들에 관심을 가지고 자주 읽었던 터라 더욱 기대하게 되었던 것 같다.

소설의 주인공은 구천구라는 인물이다. 어머니와 쌍둥이 형제 두 명과 함께 거주한다. 어머니는 맥아더장군의 신을 모시고 있는 억조창생이라는 이름의 무당이며, 쌍둥이 형 이구와 칠구가 있다. 이구와 칠구는 천구를 괴롭히는 것도 모자라 절도가 곧 직업이기도 하다. 나쁜 일들을 일삼지만 어머니는 천구를 나무랄 뿐 두 형제는 감싸기에 급급하다. 천구에게는 그저 분식집을 하는 할머니가 유일한 벗인 듯하다.

천구가 억조창생의 부탁으로 새로 생긴 킹 프라이스 마트의 직원이 된다. 킹 프라이스 마트는 장사꾼 또는 사기꾼이라는 양극단의 평가를 받는 배치 크라우더라는 인물이 세운 마트이다. 마트 오픈 첫 날, 사장인 배치 크라우더를 만난 천구는 마트의 상황에 당황하고, 사장의 말에 더 당황스러워한다. 마트에는 큰 금고만 있을 뿐 아무것도 진열된 물건이 없었으며, 사장은 오자마자 퇴근하라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과연 킹 프라이스 마트에 억조창생이 천구를 추천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킹 프라이스 마트에서 어떤 일이 펼쳐질까.

마치 다른 세상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보통 소설보다 얇은 두께의 페이지 수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었는데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전반적으로 참 더디게 읽혀졌고, 이틀 정도 걸렸다. 소설의 세상은 늘 다른 세상처럼 생각이 들지만 유독 이 작품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보다 더 먼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처럼 느껴졌다. 심지어 이 작품 안에는 그토록 어려워하던 과학적인 지식이 없음에도 말이다.

읽으면서 물음표를 가장 많이 띄웠던 것 같다. 우선, 킹 프라이스 마트는 블랙홀과 같았다. 그 안에서 억조창생이 원하는 물건을 찾아 주어야 하는데 그게 참 위대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곳에서 구천구는 갑자기 자신을 '구'라고 칭하면서 진짜 우리가 아는 구 형체로 다시 등장한다. 그러다 나중에는 코끼리가 되겠다는 이야기까지 하는데 이게 뭔가 싶었다. 빨려들어가는데 무엇인지도 모르는 그것은 무엇일까. 여러모로 난해했다.

더불어, 철학적인 이야기도 등장하는데 코끼리와 교차로를 도는 한 아저씨의 일화가 등장한다. 구천구가 던지는 질문에 알 수 없는 해답을 늘어놓는다. 깊이 생각하면 깨우칠 수는 있겠지만 읽다 보니 '아, 이 해답 또한 스스로 찾으라는 뜻이구나. 마음에 답이 있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내용 중간마다 혼란스러운 와중에 인생을 살아가는 천구에게 툭 던지는 열쇠가 있었다.

MBTI를 그렇게 맹신하지는 않지만 유독 이 작품을 읽으면서 N 유형의 독자라면 더욱 만족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적인 S 유형인 나에게는 많이 버거웠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툭툭 던지는 유머와 철학이 나름 흥미로웠던 작품이었다. 거기에 해설을 읽으면서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처럼 느껴졌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러모로 묘한 느낌을 받았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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