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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청소부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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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살다 떠나간 흔적은 그리 쉽게 지울 수 없는 법이라서요. / p.19
외국 작품들을 보면 취향에 맞는 작가님들의 문체나 이슈들이 종종 있는 편이다. 특히, 일본 작품들을 자주 접하는 편이어서 좋아하는 작가님들을 주제로 이야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일본 작가님들을 입에 자주 올린다. 최근에도 친한 지인과 장르 소설의 취향을 나누고 있었는데 추천하는 작품이 읽지 않은 작가님의 작품이었다. 아주 신나게 서로 작품을 추천했었다.
이 책은 나카야마 시치리라는 일본 작가님의 연작 소설이다. 요즈음 푹 빠져 있는 외국 작가님 중 한 분이다. 아니, 유일한 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작가님의 경우에는 수시로 도장 깨기를 하고 있는데 외국 작가님은 그렇게까지 실천에 닿는 일이 적은 편이다. 그런데 유독 나카야마 시치리 작가님의 작품들은 신작을 기다리게 되고, 시간이 될 때마다 구입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서두에 언급했던 지인의 추천 작품도 이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었다. 무엇보다 이 신작에 대한 기대가 크다.
소설은 '엔드클리너'라는 업체에서 의뢰받은 네 건의 이야기가 연작으로 전개된다. 엔드클리너는 세 명의 직원이 있다. 사장 이오키베와 신입으로 들어온 가스미, 조용한 시라이라는 인물이다. 고독사 현장을 집을 청소하는 것뿐만 아니라 남은 유품들을 건네 주는 과정에서 또 다른 의혹을 제기한다거나 사건이 마주한 다른 진실을 찾아가는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역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작가님의 작품은 읽는 속도부터가 남다르게 체감되었다. 보통 페이지 수의 작품임에도 오전에 두 시간 정도에 완독할 정도로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어느 하나 이해하기 힘든 부분 또한 없었고, 등장인물이 가지고 있는 사건들과 행동, 심리 하나하나 눈에 들어왔다. 누구 한 명을 딱 골라서 공감이 되기보다는 전반적인 모든 인물들이 흥미롭게 보였다.
읽으면서 일본과 한국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흔히 '고독사'라고 하면 독거 노인들이 대부분의 비율을 차지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중장년층의 비율이 높고, 청년층 역시도 높아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사회적인 이슈로 관심을 가진 부분이었다. 총 네 명의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어느 한 나이대가 아닌 청년층의 이야기까지 다루었다는 측면에서 참 인상 깊었다.
개인적으로 인간이 가진 '악'이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사실 휴먼 미스터리 장르라는 정보를 읽고 그동안 작가님의 작품과 조금 다른 '선'을 강조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그 부분이 너무나 뼈저리게 엇나갔다. 세상을 떠난 인간보다 수지타산을 생각하는 세입자, 그리고 가족들의 마음이 너무 눈에 거슬린 탓이다. 인간이 먼저라고 하지만 과연 그들에게는 고독사의 쓸쓸함보다 남은 자들의 탐욕이 더 먼저이지 않았을까. 오히려 타인이었던 엔드클리너의 직원들이 더욱 인간적으로 보여졌다.
고독사를 주제로 한 작품들은 많다. 그러나 사건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특유의 긴장감을 주는 미스터리 면모까지 와닿았다는 점에서 이번 신작 또한 너무 만족스러웠다. 읽는 내내 생각하지 못했던 단서와 사건을 푸는 재미까지 알차게 시간을 보냈다. 취향은 역시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렇게 또 새삼스럽게 증명이 되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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