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성 문화, 사색 - 인간의 본능은 어떻게 세상을 움직였나
강영운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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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고대 그리스인들은 그리스 남신을 '고개 숙인 남자'로 포현했을까요? / p.13

이 책은 강영운 선생님의 문화 서적이다. 분야에 따라 읽는 비율이 큰 차이를 보이는데 자주 안 읽는 역사 서적보다 더 접하기 힘든 분야가 문화이다. 관심 있는 야구 데이터 책은 종종 읽지만 그 이외에 미술이나 스포츠 등의 문화를 다룬 책들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편이다. 조예라고 할 것도 없이 지식 자체가 없기 때문에 늘 어렵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우연하게 시선이 가서 읽게 된 책이다.

제목 그대로 역사 안에서 다루었던 성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세계사에서 드러난 성 역할이나 문화들을 마치 수업 시간에 설명하듯 소개해 주는 책이다. 사실 역사와 문화의 조합이라는 점 자체가 하나의 큰 장벽처럼 느껴졌는데 막상 읽고 보니 참 흥미로웠다. 유명한 IT 기업의 로고와 관련된 '앨런 튜링'의 이야기는 이미 알고 있었는데 다시 읽고 보니 새삼스럽게 떠오르기도 했다.

그림과 문체가 술술 읽혀졌다. 특히, 구어체로 서술이 되어 있다 보니 마치 전시관이나 박물관의 옆자리에서 해설사 선생님께 직접 듣고 있는 듯한 착각을 받을 정도인데 잘 몰랐던 부분도 이해하기 쉽게 적힌 책이어서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보통 책보다 큰 판본을 가지고 있는데 금방 완독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읽었다.

개인적으로 첫 파트부터 인상적으로 남았다. 미술에는 큰 조예가 없지만 역사나 미술 관련 과목을 들을 때마다 혹은 교양 프로그램을 시청할 때마다 등장하는 동상이 사진으로 펼쳐져서 익숙했는데 그동안 그 동상의 사진을 보면서 궁금했던 점을 속시원하게 풀어 주어서 호기심을 가지고 읽었다. 이 사실을 누군가에게 물어보기도 참 애매하고, 그렇다고 검색하기에도 민망하다 보니 속으로만 가지고 있었던 의문이었다.

바로 그리스 동상에서 보이는 성기의 크기이다. 남성성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크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고,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글들 역시도 '크기가 크면 좋다더라.'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런데 왜 고대 그리스의 동상들은 작게 표현했을까. 성기가 욕망의 지표이며, 욕망보다 교양을 더 높게 보고 있었기에 드러난 사회상이라는 것이다. 그 흐름은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에게도 표현이 되었다고 하는데 지금과 달라서 많이 흥미로웠다.

그렇게 성이라는 주제 자체에 큰 관심이 없는 편임에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개방적이라고는 하지만 유교 사회인 대한민국에서 성 자체가 터부시 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모처럼 다 풀고 통쾌하게 접할 수 있는 상식들이어서 만족스러웠다. 종종 관심이 가는 주제나 흥미로운 내용은 다시 재독하게 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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