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세는 천하를 잡으러 간다
미야지마 미나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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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자키, 나는 올여름을 세이부에 바칠까 한다. / p.17

이 책은 미야지마 미나의 장편소설이다. 청춘의 성장 이야기라는 생각으로 선택하게 된 책이다. 청소년이라는 신분에서 느껴지는 그 청량한 느낌, 그리고 더 나아가 성장하는 이야기들을 너무 좋아하는 편이다. 이미 세상의 먼지를 묻은 나에게는 조금 거리가 있는 듯한 느낌. 거기에 김혼비 작가님의 추천이 있다면 재미는 무조건 보장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어 기대했다.

소설의 주인공은 제목에 등장하는 나루세라는 이름의 학생이다. 남이 보면 조금은 독특하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인물이기도 하다. 이백 살까지 사는 것을 목표 살고 있기도 하지만 행동하는 것 또한 되게 특이하다. 그의 친구인 시마자키는 어릴 때부터 나루세의 친구로 등장하는데 그 행동을 옆에서 도와주기도 하고, 같이 참여하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시마자키의 시각으로 서술이 되다가 중반에 이르러 나루세와 관련 있는 다른 이들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전반적으로 진짜 재미있게 읽었다. 내용이 그렇게 재미있다는 것보다 주인공의 행동이 독특해서 흥미로웠다. 읽는 내내 '또 어떤 행동을 하려나.'하는 생각이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는데 읽다 보니 친구인 시마자키마저도 되게 순진하다는 느낌으로 읽었다. 내가 과연 주인공의 친구였다면 어떻게 행동했을지 상상하면서 읽었다. 아마 일상을 잊고 편하게 읽기 좋은 작품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인물이 독특한 성향으로 나오는 작품을 얼마나 읽었는지 과거를 돌이키게 되었다. 누군가 보기에는 허무맹랑하다고 생각할 수도, 되게 사소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는데 적어도 지극히 현실주의적인 관점인 내 입장에서는 흔히 말하는 사차원의 이상한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읽었다. 평소 나의 성격이라면, 그리고 내 주변의 사람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행동이었다. 물론, 나루세의 두 배만큼이나 나이가 든 사람들이기에 이런 행동을 했다면 철없다는 소리로 끝나지 않을 것이기는 하다.

한편으로는 생각으로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나루세의 모습이 부러우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방의 명물이었던 백화점이 문을 닫는 순간에 매일 지역 연고지의 야구팀 유니폼을 입고 같은 자리에 나타난다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인가. 우선, 남의 시선을 받고 싶지 않은 내향형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지방에 대한 애향심과 행동하고자 하는 용기가 없으면 다른 사람들도 쉽게 할 수 없는 일이지 않을까. 남들은 조롱할지 몰라도 꿋꿋하게 자신이 하려고 생각했던 일들을 현실로 하나씩 이루어가는 나루세가 멋있게 보였다.

성인의 입장에서는 다소 유치하고 김이 빠질 스토리이기는 하다. 중반에 어른들의 동창 이야기와 나루세 팬의 학생 이야기는 거리가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나루세라는 등장인물만 본다면 그 누구보다 사랑스럽고 멋진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었다. 그녀만큼 세상을 살아가면서 무모한 일들도 해낼 수 있는 용기를 받고 싶다는 바람을 가졌던 소설이어서 좋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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