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채우는 일상 철학 - 삶에 영감을 불어넣는 40가지 철학의 순간들
인생학교 지음, 정은주 옮김, 알랭 드 보통 기획 / 오렌지디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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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이제 철학은 다시 공공 의제가 되었고 우리 모두가 그 열매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 p.7

요즈음 철학자들을 주제로 한 도서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듯하다. 쇼펜하우어로부터 시작되어 니체에 이르기까지 늘 철학 도서들이 보이기는 했지만 최근 더욱 더 보게 되는 느낌이다. 쇼펜하우어 관련 도서들은 몇 권 구매했지만 아직까지 펼쳐 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철학적인 물음을 가지고 살아가려고 노력하지만 정작 철학에 대한 지식이 없다 보니 이해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 탓이다.

이 책은 알랭 드 보통의 철학 도서이다. 얼마 전부터 <불안>이라는 이름의 책을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읽고 있는 중인데 큰 위안을 받고 있는 중이다. 물론, 생각과 달리 깊게 불안이라는 소재를 다룬다는 점에서 어렵지만 곱씹으면서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공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와 비슷한 맥락으로 고르게 되었다.

책에는 나의 존재를 묻는 철학적인 질문부터 일상에서 한번쯤 깊이 고민할 수 있는 질문까지 총 사십 가지의 질문이 등장한다. 그에 대한 해답으로 단순 명료한 내용보다는 철학이라는 학문을 인용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철학 도서에 자주 등장하는 칸트의 철학부터 작가로 더 잘 알려진 카뮈의 시지프 신화, 동양의 철학에 대한 내용들까지 접할 수 있다.

한 질문당 좌우 한 페이지, 길면 다음 페이지까지 넘어가는 정도로 짧게 구성이 되어 있기 때문에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읽기 좋았다. 하단에는 해당 내용에 대한 배경 지식까지 설명이 되어 있다 보니 철학적인 지식에 대한 걱정이 되었는데 그 걱정이 무색하게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철학을 모르는 이들이어도 이해가 될 수 있겠지만 후루룩 읽는 것보다는 천천히 문장을 꾹꾹 담는 식으로 읽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선불교>의 개념이 자주 등장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알랭 드 보통은 서양 사람으로 알고 있는데 내용을 보면 불교, 유교, 도교 등 동양에서 자주 언급되는 철학적인 내용을 자주 담았다. 그 지점에서 흥미로움을 느꼈다. 특히, 5세기 중국에서 발흥한 대승 불교의 한 갈래인 선불교를 언급했다. 가지고 있는 고민 중 하나인 '실수에 대한 자괴감'을 일본의 선불교 철학 '긴쓰기'를 통해, '결점에 대한 걱정'을 일본 철학자의 무라다 주코의 해석을 통해 다르게 생각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직장이나 일상에서 종종 부정적인 생각을 할 때마다 이 책을 펼쳐놓고 필사를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철학이라는 점이 두루뭉슬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해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위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페이지 수부터 전부 가벼웠지만 무겁게 마음의 위로를 주었다는 점에서 너무 좋았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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