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 2023 제17회 나비클럽 소설선
박소해 / 나비클럽 / 2023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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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봄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 p.15

이 책은 박소해 작가님 외 여섯 분의 작가님의 수상 작품집이다. 몇 번 언급했지만 작품집을 찾아서 읽는 편인 독자로서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된 책이다. 특히, 작품집에 수록된 작품 중에서 송시우 작가님의 소설은 다른 책에서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인상 깊게 남았던 기억이 있다. 서미애 작가님, 김영민 작가님 등 다른 작품으로 읽었기에 많은 기대를 가지고 읽었다.

작품집에는 대상을 수상하신 박소해 작가님의 <해녀의 아들>을 비롯해 총 일곱 편이 실려 있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추리 장르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스토리가 흥미로웠다. 술술 읽혔던 작품도 있는 반면,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크게 깨지게 만들었던 인상적인 작품도 있었다. 적당한 두께의 책이었는데 단편집이다 보니 예상보다는 빠른 시간에 완독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서미애 작가님의 <죽일 생각은 없었어>와 송시우 작가님의 <알렉산드리아의 겨울>이라는 작품이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죽일 생각은 없었어>에 등장하는 주희는 PT 선생님으로 근무하고 있다. 택시를 타고 귀가하는 중이었는데 택시기사가 오지랖 넓게 주희에게 말을 건넨다.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던 주희는 이에 대해 무반응을 보이거나 주의를 주지만 그것도 잠시뿐, 금방 무례한 언행을 건넨다. 심지어 불과 십 분 정도 전에는 여성 회원이었던 은서가 주희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상황이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어느 한 사람에 대한 편견이 깨졌다. 그동안 매체나 소설로 등장했던 이 유형들을 만날 때마다 머릿속으로 그린 정형화가 된 이미지가 있었다. 단 하나만 바뀌었을 뿐인데 뭔가 색다르게 와닿았다. 분명 그 유형이 하고 있는 행동은 알고 있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말이다. 가지고 있는 인식이 이렇게 무섭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다.

<알렉산드리아의 겨울>는 김윤주라는 여자와 이규형 형사의 대화로부터 시작된다. 김윤주는 어린 남자아이를 살해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었는데 형사의 질문에 호의적으로 대답하지는 않는 듯하다. 어디를 봐도 죄의식을 가지고 있는 범죄자로 보이지 않는다. 살해당한 아이는 할머니의 여행과 어머니의 부재로 삼촌이 대신 픽업을 해 주기로 한 상황에서 윤주를 따라가 변을 당하게 되었다는 것인데 초반에 아이와 김윤주 간에는 관련성이 없어 보였다. 그러던 중 김윤주의 SNS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사건의 실마리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한다.

몇 년 전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살인 사건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던 작품이다. 그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소설집으로 이미 만났지만 다시 읽어도 참 깊이 와닿았다. SNS에서 벌어지는 '자캐'라는 문화와 그 안에서 드러나는 폭력성, 인간이 가지고 있는 도덕적인 문제들을 생각할 수 있었다. 박소해 작가님의 작품과 더불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스토리라는 점에서 인상적으로 남았다.

추리 장르의 작품을 종종 읽는 독자이지만 사회적인 맥락과 연관지으려는 편이어서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일부 작품은 뭔가 간을 하지 않는 음식처럼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심사평에 드러나는 문제점들이 공감이 되었다. 그러나 전반적인 작품들은 너무나 재미 있게, 그리고 만족스럽게 읽어서 전년도의 작품집도 찾아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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