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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은이 냥극하옵니다 ㅣ 안전가옥 쇼-트 24
백승화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11월
평점 :

노란 털빛의 새끼 고양이였다. / p.8
예전부터 강아지와 고양이 중 양자택일을 해야 된다면 고민도 없이 전자를 택했다. 실제로 강아지를 키운 일도 있었고, 생김새를 보면 당연히 강아지가 취향에 맞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즈음 들어 조금씩 취향이 바뀌는 듯하다. 주변 지인분들께서 유기묘를 키우시기도 하고, 길거리에서 고양이를 접할 때가 많다 보니 나도 모르게 고양이에게 시선을 두게 된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이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다면 아마 고양이를 데리고 오지 않았을까.
이 책은 백승화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요즈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고양이를 주제로 한 작품이어서 선택하게 되었다. 거기에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다루는 소재여서 호기심이 생겼다. 사실 역사를 주제로 한 논픽션 서적에는 그렇게까지 흥미를 두지 않는 편인데 역사를 재해석한 작품들은 나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어떤 역사적인 사실을 근거로 두었을지 궁금해서 기대를 가지고 읽었다.
소설은 제례 행사에서 세자를 구한 고양이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세자 앞에 독사가 나타나 위험에 처해 있을 때 노란 털빛의 새끼 고양이가 나타나 독사와 싸운다. 그때 칼로 독사는 두동강이 나고, 고양이는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본 임금은 고양이에게 금손이라는 이름을 하사했으며, 궁궐 내에서 금손이를 키우게 됐다. 임금은 단순하게 고양이를 키우는 수준을 넘어 속된 말로 하루종일 끼고 산다.
세자를 구해 준 금손이지만 모두에게 환영을 받는 고양이는 아니었다. 특히, 세자의 경우에는 고양이 털이 날리면 몸에 반응이 나타났으며, 신하들 중에서도 금손이를 반기지 않는 인물들도 더러 있었다. 그러다 금손이 사라졌으며, 임금은 큰 포상을 걸고 금손이를 찾으라고 한다. 그때 나타나는 서얼 출신의 포교 변상벽이라는 자가 금손이를 찾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반적으로 역사적 사건이 배경이 되었다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 '숙종이 고양이를 좋아했다.'라는 문장 하나로 이렇게 흥미로운 스토리를 뽑을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그뿐만 아니라 고양이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빈민가의 고아들의 이야기를 통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변상벽의 소원으로부터 나오는 결말은 지극히 직업적인 차원에서 너무 만족스러웠다.
출판사의 색채가 확실히 두드러지는 작품이었다. 가볍에 읽히고, 또 재미있었다. 하나의 스토리가 마치 영화처럼 재생이 되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 역시 작가님께서 애니메이션이나 영상 매체 분야에서 근무하셨던 경험이 크게 와닿았다. 쇼트 시리즈이기에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정도에 완독할 수 있었으며, 푹 빠져서 고양이의 사랑스러움을 활자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