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이발소 - 소심하고 찌질한 손님들 대환영입니다
야마모토 코우시 지음, 정미애 옮김 / 리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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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키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네"하고 끄덕였다. / p.14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기준에서 미용실보다는 이발소를 더 많이 다닌 듯하다. 머리 스타일에 대한 큰 관심이 없기에 머리 자를 때 연례 행사로 미용실을 방문한다. 심지어 머리 숱이 많아 보통 일 년 정도면 다른 주변 지인들보다 훨씬 길어져 동물의 꼬리라고 오해할 정도임에도 말이다. 오죽하면 미용사 선생님께서 비용을 더 받아야 될 정도라고 하시기도 한다.

지금은 성인이 되어 아버지를 따라 나서지는 않지만 어렸을 때에는 그렇게 아버지를 따라 이발소를 많이 다녔다. 사실 가면 딱히 할 일이 없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종종 머리를 자른다고 나가시면 같이 나가 그동안 아버지의 머리 길이를 구경했던 기억이 있었다. 그래도 일 년에 네 번 정도는 이발소에 가시는 편이니 적어도 내가 미용실을 다녔던 횟수보다는 많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야마모토 코우시의 장편소설이다. 소설은 금방 읽을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는 장편소설로 분류가 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발소 직원이 고정되어 있을 뿐 손님의 각각의 스토리를 다룬다는 점에서 단편의 매력을 많이 느꼈던 작품이기도 하다. 더불어, 요즈음 유행하는 힐링 장르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읽는 내내 나름 마음의 위안을 얻었기도 했었다.

특히, 처음 등장하는 고객의 이야기에 많은 공감이 되었다. 회사에서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근무하고 있지만 그만큼의 소득을 얻지 못한다. 심지어 다른 직원으로부터 뒷담화까지 듣는 상황이 벌어졌다. 무시는 물론이고, 상사가 자신에게 행하는 일이 비리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을 그냥 눈감게 되는데 어느 측면에서 보면 이해가 되기도 했었다. 아무래도 같은 직장인 측면에서는 와닿지 않았을까.

전반적으로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는 등장인물의 상황이 마음이 답답해졌다. 그것이 상황으로 벌어졌든, 아니면 등장인물이 성향이 그렇든 여러모로 처해진 일들은 되게 부정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두 번째로 이발사의 행동이었다. 고객의 니즈보다는 이상하리만큼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고객의 얼굴형이나 어울림보다는 자신의 감만 믿고 자르는 느낌이라고 해야 될까. 결론적으로는 고객들의 삶이 잘 풀리기는 했지만 그것이 아니었다면 더욱 부정적으로 와닿았을 듯하다.

가볍게 읽고 싶은, 또는 힐링 소설을 찾는 독자들이라면 참 만족할 것으로 보인다. 등장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상황들로부터 나만 그렇지 않다는 위안을 받고, 현실에서 벗어나 판타지만의 시원함을 느낄 수 있을 텐데 그 지점도 나름 만족스러웠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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