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과 살인귀
구와가키 아유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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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우리만 이런 일을 당하는 걸까. / p.15

이 책은 구와가키 아유의 장편소설이다. 책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출판사에 대한 믿음이었다. 추리 스릴러 장르의 소설을 종종 읽기는 하지만 가장 큰 취향과는 조금 벗어나 있다. 그렇다 보니 생각보다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할 때가 많은데 이 출판사에서 발간한 작품들이 취향에 너무 잘 맞았다. 덕분에 그동안 모르고 살았던 일본 작가의 작품들을 흥미롭게 발견했다. 이번 신작도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미오라는 인물이다. 한때 부모님과 유일한 동생 히나, 이렇게 네 식구가 꽤 단란한 시간을 보냈던 듯하다. 평화로울 것만 같았던 이 가족에게 아버지의 죽음이 찾아오면서 갑자기 뒤바뀐다. 아버지는 한 중학생으로부터 살인을 당했는데 이후 어머니는 실종 상태가 되었고, 동생과 의지하며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동생이 죽었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 거기에 동생이 보험금을 노린 살인 사건에 연루가 되면서 미오네 가족은 대중들의 관심을 받는다.

미오는 동생의 누명을 위해 둘러싼 소문을 파헤치기로 한다. 그때 자신을 비웃었던 친구의 남자 친구가 도움을 주겠다면서 그녀를 찾아온다. 저널리스트를 꿈꾸고 있다는 그와 함께 동생의 살인, 그리고 보험 살인에 대한 이야기에 대한 진실에 하나하나 다가간다. 그러면서 예상치도 못했던 인물들과 사건들에 혼란스러운 심리를 묘사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전반적으로 미오의 흐름에 따라간다면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사건이나 내용 자체도 크게 어렵지 않았고, 번역도 크게 거슬리는 부분은 없없다. 퇴근 후 시간을 활용해 조금씩 읽었는데 이틀 정도면 충분히 완독이 가능했다. 동생 히나의 죽음뿐만 아니라 그 상황들을 겪는 미오의 감정이나 심리가 더욱 크게 와닿아서 몰입해 읽었다. 추리 스릴러 장르 중에서도 심리적인 부분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재미있을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 미오의 자존감이 가장 크게 와닿았다. 이야기 안에서 미오는 얼굴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인물로 등장한다. 남들에게 하관을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그게 하나의 흠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표지의 외모가 곧 미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소설에서 표현된 미오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예쁜 동생 히나와 반대로 치열이 고르지 못해 이성으로부터 사랑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안타까웠다.

또한, 마지막 결말 부분이 참 압권이었는데 초반에 등장했던 인물이 다시 등장하면서 미오가 가지고 있는 두려움이나 긴장감이 배로 느껴졌다. 사실 내내 읽으면서 동생을 죽인 범인의 정체를 나름 추측하면서 읽었는데 결론적으로는 크게 빗나갔다. 거기에 차마 생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죽음의 이유가 등장했기에 그 부분도 참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추리 스릴러 장르에 크게 취미가 없었던 사람이어서 크게 와닿았을지도 모르겠다.

가볍게 읽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으며, 추리 스릴러 장르를 잘 모르는 독자에게는 흥미를 붙여 줄 수 있는 이야기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동안 이 출판사의 작품들로 나름 하나하나 매력을 느껴가고 있는 중인데 거기에 이 작품을 하나 덧붙일 수 있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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