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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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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자는 사람이 아닌 게 아닐까? / p.9
이 책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장편소설이다. 1편을 읽으면서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야기를 구구절절 적었는데 아마 취향이 아니었더라면 거기에서 멈췄겠지만 신경학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다음 편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거기에 1편에서는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으로 호기심이 덜 가지게 되었던 인물 마그탱을 알고 싶은 느낌이 들어 이렇게 쭉 이어서 2편을 읽었다.
1편에 이어 핀처의 사망 원인을 찾는 기자 뤼그레스는 납치당해 한 병원에 감금이 된다. 그곳에서 '아무'라는 이름의 존재를 알게 되는데 이는 인간이 아닌 듯하다. 뤼그레스는 모니터를 통해 아무는 조사에 관한 내용을 묻는다. 이 상황에서 아무가 컴퓨터일 것이라는 추측을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마그탱과 핀처 박사의 사연들, 그리고 그 안에서 명명된 '최후 비밀' 존재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신경학에 대한 단어들이 이제는 어느 정도 선에서 이해해도 이야기에 몰입하는 것에 큰 무리가 없었으며, 뤼그레스나 핀처 박사, 마그탱 등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성향이 어느 정도 파악이 되어 있는 상태여서 전편에서 조금 어렵게 생각되어진 부분들이 이제는 익숙해져서 조금 더 빠르게 완독할 수 있었다. 1편과 다른 의미로 2편이 흥미롭게 와닿아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마그탱이라는 인물에 몰입해서 읽게 되었다. 1편에서는 마그탱이 회사에 다니던 평범한 가장이었고, 불행한 교통사고로 신경이 갇히게 되어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사실 정도만 언급이 되었던 터라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오히려 어떻게 보면 황당한 이유로 하루 아침에 세상을 떠난 핀처의 사망 동기에 집중하게 되었던 게 당연했을지도 모르겠다. 줄거리 소개에서도 마그탱이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마그탱의 상황 자체가 안타깝게만 그려졌다.
2편에 이르러 마그탱과 핀처가 했던 일들을 읽으면서 새삼스럽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더 나아가 정신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게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제안하면서 더욱 큰 존재감을 주었다. 자연스럽게 시선 자체가 마그탱으로 바뀔 수밖에 없었다. 이 또한 결론적으로 보면 무조건 긍정적인 마무리가 되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들이 하고 있는 행동과 말들을 하나하나 보면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뇌라는 부분이 더욱 흥미롭게 느껴졌다. 마그탱 자체에 대해 인상이 깊게 남았다.
더불어, 인간의 동기에 대한 메모는 스스로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과연 내가 이렇게 움직이고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누군가는 사랑일 수도, 누군가는 의무감일 수도, 또 다른 누군가는 질투심일 수도 있을 텐데 읽는 내내 고민했었지만 막연하게 답이 나오지 않았다. 뇌에 대한 생각들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점에서 2편 역시도 만족스러웠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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