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넘는 사람들
조상욱 지음 / 인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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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이들을 오피스 빌런으로 부르기로 한다. / p.21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조언 중 하나가 있다. 특히, 퇴사를 고민하는 순간에 듣는 이야기이다. 일이 힘들면 버티고, 사람이 힘들면 그냥 나오라는 이야기. 오만 가지의 군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보니 정신이 나갈 정도로 힘들다면 스스로를 지키라는 뜻이다. 예전에는 오래 다니는 게 성실함의 덕목이기 때문에 참고 버티는 게 훈장이었다면 요즈음은 능력이 있다면 이직할 수 있으니 그렇게 흠은 아니라고 했다.

사실 퇴사를 하는 이유로는 업무에서 비전이 안 보여서 그럴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같이 근무하는 동료 때문인 경우가 꽤 높다고 알고 있다. 나 역시도 전 직장을 나오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상사의 비인간적인 모욕과 비상식적인 업무 분장이었기에 무엇보다 큰 공감이 되었다. 우스갯소리로 회사에 빌런이 없으면 내가 빌런이라는 말까지 하는데 그런 지점이 참 서글프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조상욱 변호사님의 노동에 관한 책이다. 원래 직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서적을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다. 굳이 활자로 읽으면서까지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회사에서 상사와의 갈등과 의사소통이라는 점인데 그 부분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하게 된 책이다. 그렇다고 해서 상사가 회사 빌런인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직장인 개인이 정서적 또는 행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했다. 그런데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저자분은 변호사님이시고, 법적으로 처리한 사례들이 실려 있었다. 그 지점에서 생각했던 부분과 다르게 흘러가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결론적으로 보면 새로운 정보를 알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 지점이 꽤 인상적으로 다가왔는데 첫 번째는 오피스 빌런의 사례들이었다. 보통 우리가 평소에 보는 오피스 빌런들은 업무 태만으로 다른 동료들에게 피해를 준다거나 말과 행동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이다. 그런데 책에 실린 사례들은 생각보다 스케일이 컸다. 기업에 피해를 주어서 권고 사직을 요청했지만 오히려 자진 퇴사해서 이를 지우려고 한다거나 잘못을 저질렀음에도 이를 부정하면서 기업에 역으로 소송을 거는 경우이다. 보면서 사람의 성악설을 더욱 견고하게 믿게 되었다.

두 번째는 기업의 입장이라는 점이었다. 기사나 매체를 보면 개인 대 기업의 대결은 후자가 유리하다고 말한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하는데 오히려 오피스 빌런들 때문에 기업이 손해를 받는 경우가 꽤 있었다. 사실 직장인 개인이기 때문에 기업의 이야기에는 조금 거리감을 가지고 읽게 되는 편이었는데 입장이 이해가 가는 것은 또 처음인 듯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기업의 인사 담당자에게 불리하다고 인정하라는 조언은 꽤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현실적으로 노동 현장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딜레마에서 해결할 수 있는 조언들이 꽤 좋았다. 예를 들면, 조직의 비리를 신고하는 내부고발자의 정보와 고발을 당한 직원이 정보 공개를 요청했을 때 충돌되는 비밀 보장의 의무나 어디까지 선에서 이를 밝혀야 하는지, 그리고 기업에서의 징계 전에 자진 퇴사를 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대처를 하는지 등 인사 담당자를 비롯해 직장인이라면 법적으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듯하다.

처음에는 직장인 개인이 정서적 또는 행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했다. 그런데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저자분은 변호사님이시고, 법적으로 처리한 사례들이 실려 있었다. 그 지점에서 생각했던 부분과 다르게 흘러가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결론적으로 보면 새로운 정보를 알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던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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