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 머츠가 치워드립니다
이언 맥웨시.캐리 매크로슨 지음, 이신 옮김 / 문학수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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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기적을 일으키는 사람이 아니다. / p.61

이 책은 이언 맥웨시와 캐리 매크로슨의 장편소설이다. 인터넷을 하면서부터 종종 들었던 디지털 장의사에 대한 내용이어서 선택하게 된 책이다. 사실 그것보다는 사이버 성범죄와 연관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뉴스나 인터넷으로 자주 접하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가장 가까운 곳에서 생각보다 자주 일어나는 일이자 관심이 가는 이슈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공감이 되는 내용이 아닐까 싶었다.

소설의 주인공은 마고 머츠라는 인물이다. 부모님께서 대학 등록 비용을 지원해 줄 수 없다는 통보를 듣고 학생 신분인 마고 머츠는 몰래 부업을 하나 하고 있다. 그것은 디지털 장의사로 기록을 삭제해 주는 일이다. 화학 선생님의 불륜 증거를 지워 주고, 선배의 포르노 사진에 대한 의뢰를 받는다. 사업자로 등록을 하고 어떻게 보면 정당하게 부업으로서 진행시키는 하지만 음지의 일이라는 점에서 그렇게 합법적이지는 않는다.

친구인 새미와 함께 일을 진행하지만 선배의 부탁으로 혼자 일을 처리하게 된다. 그러나 마고 머츠는 전문적으로 관련 일을 배워서 하는 것이 아닌 혼자 터득한 지식이기 때문에 분명히 이 일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의뢰가 들어왔기 때문에 어떻게든 일을 처리하기 위해 전전긍긍 진행하기에 이른다. 그러면서 하나의 묘안을 냈는데 흔히 말하는 인싸를 이용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마고 머츠가 선배의 의뢰를 받아 범인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전체적으로 술술 읽혀졌고, 재미있게 와닿았던 작품이었다. 주제 자체가 무겁기는 하지만 군데군데 유머러스함이 툭툭 던져지는 것도 취향에 맞았고, 무엇보다 마고 머츠의 성격이 참 마음에 들었다. 물론, 학교에서는 아웃사이더로 불릴 정도로 그렇게 친구 관계가 넓은 편은 아니지만 건조하면서도 현실적이고, 시니컬한 캐릭터여서 푹 빠져서 읽었다. 이렇게 등장 캐릭터에 마음이 와닿았던 것은 꽤 오랜만이었다.

개인적으로 마고 머츠의 캐릭터에 반한 것도 있지만 미성년자의 리벤지 포르노 범죄의 심각성을 느꼈다. 우선, 마고 머츠는 작품 안에서 열여섯 살의 학생이고, 선배 역시도 학교를 다니고 있는 미성년자이다. 미국이라는 점에서 대학 입시를 준비하고 있겠지만 대한민국으로 보면 열여섯 살이 중학생인데 이런 범죄의 피해자가 된다는 게 참 충격적으로 느껴졌다. 교사의 불륜이나 누군가의 실수들도 치워 주지만 그 이야기만큼은 마냥 소설의 이야기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끔찍했다.

한국에서 자주 언급이 되기는 하지만 그렇게 직업으로서 혹은 양지에서 드러나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처음에는 소설의 내용이라는 생각이 가장 강하게 들었다. 어차피 소설 자체가 허구이기 때문에 재미로서 읽게 되었지만 선배의 의뢰가 드러나면서는 예상했던 것처럼 현실감이 강하게 와닿았던 것 같다. 포르노 범죄라는 게 남녀노소 누구나 가해자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내용과 다르게 주제가 참 무섭게 느껴졌던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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