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끔 아름다움의 섬광을 보았다
금정연.정지돈 에세이 필름 / 푸른숲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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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영화를 만들기로 했다. / p.15

이 책은 정지돈 작가님과 금정연 작가님의 에세이이다. 금정연 작가님은 예전에 현대 유행어에 대한 도서로 읽은 적이 있었고, 정지돈 작가님의 작품들은 워낙에 난해하다는 평을 자주 들었던 터라 두 분 자체로는 나름 익숙했다. 그러나 에세이로 이렇게 보게 되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그 지점이 기대가 되어 읽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보면 이 책은 영화에 대한 두 사람이 나눈 이야기를 다루었다. 영화와 관련된 이력을 가지고 있는데 정지돈 작가님은 영화 전공을 했고, 금정연 작가님은 영화의 극본까지 쓰신 분이다. 그러나 지금은 두 분 모두 영화와 관련된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글에서는 영화에 대해 그렇게까지 애정이 드러나지 않는 듯하지만 읽는 독자로서는 누구보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전체적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영화를 만들기로 약속했으며, 이를 위해 아이디어를 나누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전에 글을 남겼던 영화 감독의 첫 소설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에세이이다. 결론만 놓고 보면 혼란스러움을 느꼈는데 한국 영화에서 길을 잃은 한국 사람들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는 내용인데 한국 작품보다 외국 작품이 많이 등장했다는 게 아이러니했다. 아마 한국 영화 중 가장 많이 등장한 제목은 금정연 작가님의 작품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것도 정지돈 작가님께서 어떻게 보면 비수를 꽂을 수 있는 이야기에서 자주 언급이 되었다.

영화를 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즐겨 보는 타입이 아니다 보니 두 분의 만담이나 일화들이 더욱 재미있게 다가왔다. 특히, 냉소적인 유머들이 흥미로웠다. 친구가 아니라고 했는데 그 이유는 두 분 중 한 분의 연배가 두 살이나 높아서 형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일화, 서로의 호칭을 K정연과 JD라고 부른다는 사실 등 내용 내내 두 분의 티키타카가 쉴 틈이 없이 오고 간다. 이 부분이 너무 재미있어서 웃으면서 읽었다.

또한, 중간에 있었던 일화를 시나리오처럼 각색한 부분이 있다. 그 부분도 지금까지 봤던 에세이에서는 전혀 보지 못했던 형식이어서 나름의 재미를 주었다. 이후에는 티키타카 일화들도 머릿속으로 시나리오로 각색하면서 상상하는 느낌을 받기도 했는데 아마 이 부분이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매력을 선사해 주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읽고 나니 영화를 몰라도 재미있는 영화 에세이라는 생각이 든다. 금정연 작가님의 별점 목록이 적힌 영화들은 나중에 봐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다. 이 역시 아무런 생각 하나 하지 않고 보면 나도 모르게 박장대소 또는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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