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도서관
정은오 지음 / 씨엘비북스(CLB BOOKS)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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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널 구할 수 있을까? / p.167

생각보다 도서관이나 서점을 주제로 한 소설이 많은 듯하다. 누구보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소재에 등장하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하나의 읽을 재미를 준다. 안 그래도 책만 보면 시선이 향하는데 제목에 도서관과 서점이 등장한다면 그야말로 고정이 되지 않을까.

이 책은 정은오 작가님의 장편소설이다. 표지부터가 게임을 보는 듯해서 고르게 된 책이다. 마법 카드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마녀들의 도서관 이야기가 아닐지 그냥 예상을 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내용이 궁금했다. 마녀가 평생 될 수 없는 인간으로서 소설을 통해 마녀의 이야기를 궁금하게 느끼는 게 아닐까. 판타지 느낌을 주는 작품이라는 생각에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소설에는 로즈마리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변두리에서 남작 가문의 둘째 딸이지만 불의의 사건으로 이 년 정도를 잠으로 보낸다. 그리고 옆에는 다정한 언니인 샤롯이 지키고 있다. 세월이 흐른 만큼 로즈마리의 몸은 굴러다닐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고, 이를 위해 당을 제한하는 등 다이어트에 돌입한다. 짧은 기간 내에 이를 성공하기에 이른다. 세상으로 나오려고 했지만 샤롯은 걱정이 많아 최대한 만류한다.

그런 로즈마리에게는 도서관이 하나 있다. 베히모스 가문의 피가 섞인 자들만 드나들 수 있는 서재이다. 그곳에서 로즈마리는 엘리제라는 인물이 등장하는 예언서를 읽게 된다. 주변에 있는 이름이 등장하는, 어떻게 보면 낯익은 이름들이 등장하는 예언서를 누구보다 깊이 읽게 된다. 실제로 엘리제와 주변 인물들은 로즈마리 주위에 등장하면서 사건들이 벌어진다. 소설은 사건을 로즈마리 위주로 전개된다.

처음에는 조금 적응하기 힘들었던 작품이었다. 한국 작가님의 소설인데 남작이나 영주 등 해외 느낌이 나는 단어나 배경이어서 적응이 어려웠기도 했다. 거기에 두꺼운 페이지 수도 부담감을 높였지만 로즈마리의 시선에서 하나씩 읽어가다 보니 감정적으로 집중이 되었으며, 푹 빠져서 읽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로즈마리라는 인물에 이입해서 읽었다. 로즈마리는 엘리제라는 인물이 등장하면서부터 조금은 평화로웠던 일상이 깨지기 시작한다. 심지어 그동안 이 년 동안 깨어나지 못한 것과 샤롯의 걱정으로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인물이었는데 갑자기 벌어진 사건들로 파도처럼 휩싸인 것이다. 과연 내가 로즈마리였다면 어떻게 행동했을지에 대해 상상했던 것 같다. 태풍의 소용돌이가 되었다면 어떻게든 이겨내려고 했겠지만 로즈마리처럼 용기를 내서 가지는 않았을 듯하다. 특히, 처음 보았던 엘리제에게 갇힌 남자를 찾으러 가는 일은 인상적으로 남았다.

읽는 내내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을 로즈마리의 말과 행동으로부터 와닿았는데 이 지점이 현실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많이 되새길 수 있을 것 같다. 어차피 살아갈 것이라면 용기를 내서 이겨내야 한다는 위안을 받았던 작품이다. 더불어, 만화에서 자아를 깨트린 한 드라마를 떠올랐던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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