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쓸모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스튜디오오드리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행에는 그런 마력이 있습니다. / p.5

여행은 설렘과 두려움을 함께 준다. 새로운 곳을 만날 수 있다는 설렘, 그리고 낯선 곳으로 간다는 두려움. 여행 자체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으로는 후자를 더욱 많이 느끼는 듯하다. 혼자 떠난 여행은 삼십이 넘도록 없었으며, 대부분 익숙하고 믿을 수 있는 이들과 함께 떠난 여행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정여울 작가님의 에세이이다. 작가님의 성함 자체가 익숙했다. 알고 보니 예전에 읽었던 여행에 관련된 책을 집필하신 분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미지의 세계인 유럽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해 주었던 책으로 기억에 남아 있기에 이번 신간 역시도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에세이이기는 하지만 사진과 함께 작가의 감정과 생각들이 오롯이 표현된 책이다. 이탈리아 피렌체나 독일의 뮌헨, 프랑스 파리 등 익숙한 도시부터 조금은 생소한 도시들까지 역시나 유럽의 매력을 눈으로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사진이 너무 예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고화질이었다면 휴대 전화의 배경화면을 하고 싶을 정도로 참 아름다웠다.

좋았던 장소에 대한 정보만 적혀 있었다면 여행 서적으로 착각할 수 있을 것이고, 실제로 여행 에세이라는 이름으로 종종 읽었지만 헷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단순한 여행 에세이가 아닌 삶에 대한 생각과 감정이 여행을 만나면 어떻게 풍요로워지는지 알 수 있는 에세이라는 점에서 참 인상 깊게 다가왔다. 여행을 하면서 더 좋은 삶, 더 만족하는 삶, 더 잘하는 삶에 대한 생각과 그 흔적들이 글에서도 하나하나 느껴졌다.

특히, 뉴욕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걷기에 대한 내용이 참 인상적이었다. 부동산과 물가 등의 현실적인 걱정으로 머리를 싸매는 현대인들에게 공원을 산책하는 일을 권유한다. 표현을 빌리자면 어렵지도 않고, 돈이 들지도 않는 데다 엄청난 결심이 필요하지도 않는다. 걷기의 중독성을 언급하는데 사실 걷는 것을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사람으로서 당장이라도 집 주변을 걷고 싶을 정도로 관심이 생겼다. 거기에 아름다운 들판 사진은 덤이었다.

치안이나 경제적인 문제로 유럽 여행은 꿈을 꾸기는커녕 선택지에 두지도 않는 사람이지만 사진을 보고 나니 훌쩍 유럽으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사진의 장소에 간 듯한 느낌도 들었다. 어떻게 보면 모순적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만큼 세계 곳곳의 아름다움과 삶의 이야기들이 참 여운이 남았던 작품이었다. 제목처럼 여행의 쓸모를 느낄 수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