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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말 - 작고 - 외롭고 - 빛나는
박애희 지음 / 열림원 / 202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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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위해서도 질문은 필요하다. / p.30
동생이 가끔 집에 있는 내 책장을 하나하나 주의 깊게 찾을 때가 있다. 그리고 그만큼 질문을 던진다. 아동 육아에 관련된 책이 없느냐는 것이다. 미혼이기에 그렇게까지 아동과 육아에 대한 관심이 없어서 그 많은 책을 읽는 동안 자녀를 잘 기르는 방법에 대한 책은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다. 그저 유명한 스테디 셀러 중 하나인 김소영 작가님의 <어린이라는 세계>가 그나마 아이들의 시선에서 보는 책이지 않을까.
요즈음 동생의 주된 고민이 육아이기 때문이다. 이제 학령기에 접어든 조카들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는 듯하다. 미혼인 나에게 이러한 고민을 털어놓는다는 게 조금 아이러니이기는 하지만 나름 첫째의 입장에서 조카의 서러움이나 억울함들을 전달해 주는 편이다. 이번에도 책장에서 김소영 작가님의 <어린이라는 세계>와 초등학교 선생님의 에세이가 동생의 손에 넘어갔다.
이 책은 박애희 작가님의 에세이이다. 서두에 언급했던 작품 중 하나와 비슷한 내용일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선택한 책이다. 아이 자체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읽는 내내 흐뭇한 미소를 지었던 기억이 있다. 순수한 눈으로 보는 세계가 참 감탄스러웠는데 그 지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책에서는 박애희 작가님의 자녀와 있었던 일화나 자녀가 했던 말, 그리고 아이가 주인공인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제목이 어린이의 말인 것처럼 소설과 현실의 어린이의 말이 주제이기도 했다. 조금 다른 결이기는 했지만 느낀 점은 비슷했다. 크게 생각하면 대단한 말은 아니었겠지만 읽으면서 감탄했고 또 놀랐다.
개인적으로 많은 이야기들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그러면서 동시에 아이들에 대한 편견이 많이 깨졌다. 특히, 에세이에 등장하는 아이는 친구의 뒷담화를 알게 되는 상황에서 혼자 산책을 가면서 생각 정리를 하고 이를 정면돌파로 이겨낸다. 또한, 혼란스러운 어른들과 다르게 살아가는 나름의 이유를 찾아가기도 한다. 소설속이든, 현실이든 읽으면서 무조건적으로 약하고, 도움이 필요하고, 미숙하다는 편견이 잘못되었음을 다시금 마음에 새길 수 있었다.
별개로 저자인 박애희 작가님과 자녀와의 사이가 조금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뚝뚝한 성격 탓에 부모님께 애정 표현은커녕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못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읽으면서 조카들과 동생이 이런 관계의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그러지 못했다는 과거의 생각이 교차가 되었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마음이 몽글몽글 녹는 느낌을 주었던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