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 - 죽을 만큼, 죽일 만큼 서로를 사랑했던 엄마와 딸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진환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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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딸아이에게 제 모든 걸 바쳐 정말 애지중지 키웠습니다. / p.9

아직 미혼이기는 하지만 주변에는 최근에 임신한 분부터 이미 아이를 성인까지 키우신 분까지 다양한 어머니가 계셔서 자주 언급이 되는 주제가 모성이다. 특히, 어머니와 이미 자녀를 두고 있는 동생까지 가족들이 전부 기혼자인 상황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녀에 대한 고민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오는데 그때마다 어머니의 입장에서 벗어난 나의 의견과 충돌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아직까지 모성은 참 어렵고 또 어렵다. 추상적인 개념이기는 하지만 아마 자녀를 둔 어머니의 입장이라면 모성을 그래도 표현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을 것 같다. 딱 한 문장으로 대답하기도, 그런 감정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겠다. 단순하게 자녀를 사랑하는 어머니의 본능적인 마음 정도일까. 가늠할 길이 없다.

이 책은 미나토 가나에의 장편소설이다. 미나토 가나에 하면 당연하게 떠오르는 게 노란색 꽃이 그려진 표지의 소설이다. 영화로도 제작된 적이 있는 <고백>이라는 작품인데 당시에 읽었을 때 충격적이었다. 결말보다는 처음에 강렬하게 시작되는 도입부가 인상적이었으며, 그 작품도 어떻게 보면 모성이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데 그래서 이번 작품도 기대가 되어 읽게 되었다.

소설은 한 여학생이 주택에서 뛰어내리는 것으루부터 시작된다. 주변 사람들은 이 여학생이 타살인지 아니면 자살인지 의문을 가진다. 여학생의 일로부터 드러나는 한 가족의 비극적인 가정사를 딸의 고백, 어머니의 고백, 한 교사가 여학생의 사건을 듣는 이야기로 나누어 전달한다.

사실 내용만 보면 크게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여학생이 주택에서 뛰어내리는 사건은 단지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한 수단일 뿐 더 몰입이 되는 지점은 따로 있었다. 읽으면서 딸의 입장, 어머니의 입장, 그리고 제 3자로부터 듣는 입장 등 하나의 이야기를 다각도로 보는 듯한 재미가 있었다. 그렇게 두꺼운 페이지 수가 아니기 때문에 퇴근하고 난 이후에 조금씩 읽으면 금방 완독이 가능할 수준이었다.

읽으면서 세 사람의 시선으로 등장하지만 딸의 고백에 더욱 감정 이입이 되었던 것 같다. 딸은 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했지만 어머니는 이를 외면한 듯했다. 아니, 대놓고 외면하기보다는 혼란스러움을 안겨 준 듯하다. 딸의 손을 잡다가 어느 순간부터 이를 무시한다거나 가정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딸의 탓으로 돌린다거나 하는 행동들이 그랬다. 아예 딸을 어머니의 삶에서 제외를 시켰다면 모르겠지만 그것 또한 아니었다. 딸을 애지중지 키웠다는 고백으로만 봐도 딸을 생각하기는 하지만 그게 과연 애정인지 애증인지 잘 모르겠다.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미혼이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모성이라는 게 선천적인지 아니면 후천적인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과연 화자인 어머니의 모성을 보면서 많은 고민을 했었다. 사실 어머니의 태도로부터 모성이라는 것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딸의 외할머니로부터 대를 거친 개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작품에서 친할머니는 딸의 의견을 묵살한다거나 무시하는 듯한 행동을 보였고, 교육을 어머니 탓으로 돌리기까지 했다. 반면, 외할머니는 딸을 무척 아꼈고, 존중해 주었다. 외할머니의 태도가 곧 모성이라는 것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어머니가 딸에게 하는 행동은 모성이라기보다는 어머니의 말로부터 시작된 학습된 책임감처럼 느껴졌다. 나름 모성이라는 게 무엇일지 해답을 찾으려고 했지만 그게 쉽지는 않았다.

모성에 대한 고뇌를 하는 것도 좋았지만 역시 미나토 가나에 라는 작가에 대한 믿음을 인정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그만큼 후루룩 읽을 수 있고, 전작에서 느꼈던 전율과 소름을 그대로 이어졌다. 충격적인 소재에 비례하는 무거운 여운, 그리고 술술 읽히는 스토리까지 뭐 하나 빠진 게 없었다. 아마 후에 혹시나 모성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그때는 다른 느낌으로 읽혀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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